[누리호 발사] 오후 6시24분 재시도…통신 문제 완전히 해결(종합)

기사등록 2023/05/25 12:37:37 최종수정 2023/05/25 15:00:05

지상장비 제어하는 'PLC 장치' 통신 문제…14시간 밤샘작업 해결

3시40분부터 추진제 충전 시작…발사자동운용 등 절차 그대로

[고흥 나로우주센터=뉴시스]25일 발사 준비 자동 제어시스템과 발사대 장비 제어 시스템 이상 상황 점검 및 조치를 완료한 누리호가 발사대에 기립해있다. (사진=항우연 제공)
[고흥 나로우주센터=뉴시스]윤현성 기자 = 3차 발사가 연기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오늘(25일) 저녁 6시24분 다시 우주를 향한다. 전날 발생한 기술적 문제가 14시간에 달하는 밤샘 작업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해결되며 곧바로 재도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5일 오전 11시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를 개최하고 기상 및 발사 준비 상황 등을 점검한 결과 누리호 발사를 이날 오후 6시24분 다시 시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 밤샘 작업으로 제어장치 통신 문제 해결…현지 기상 상황 '양호'

당초 누리호는 지난 24일 오후 6시24분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오후 3시께 기술적 문제가 발생하며 일정을 취소했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에 따르면 발사대의 헬륨 저장탱크와 지상장비 시스템을 제어하는 'PLC 장치'에서 명령어가 순차적으로 전달되지 않으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누리호 기체 내부가 아닌 지상 시스템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발사 하루 전이었던 23일 누리호의 발사대 이송 이후 추진제(연료·산화제 등) 공급을 위한 엄빌리칼을 연결하고 여러 점검을 진행했는데, 이때는 이상 사항이 포착되지 않았다.

항우연 연구진은 기체 문제가 아닌 만큼 누리호를 발사대에 기립시켜둔 채 24일 문제가 발생한 오후 3시부터 이튿날 새벽 5시께까지 밤샘 작업을 진행했다.

PLC 제어 장치는 극저온헬륨 밸브를 구동하는 역할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명령 전송 시간차 등이 발생하며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항우연 연구진은 이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프로그램 로직을 변경했다. 제어 프로그램 내에서 명령들 간 충돌이 발생하는 문제를 피하기 위해 명령 간의 간격을 좀더 넓혀줬다는 설명이다.

항우연은 로직 변경 등 문제 해결 절차를 모두 마친 이날 새벽 5시께부터 실제 명령을 6차례 실행했다. 명령 실행 결과 제어 장치가 6차례 모두 문제 없이 작동하며 점검을 최종적으로 마치게 됐다.

항우연이 전날 문제가 발생한 PLC 장치 외에도 전반적인 점검을 함께 진행한 결과 누리호 기체를 비롯한 하드웨어 문제는 현재까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8기의 탑재위성 또한 위성 제작자들과 함께 점검한 결과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발생했던 기술 문제도 해결됐으며, 25일 현재 누리호 발사대가 위치한 나로우주센터의 기상 상황도 매우 양호하다. 나로우주센터 인근의 강수 확률은 20% 미만으로 매우 낮으며, 날씨가 전반적으로 맑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상풍과 고층풍 모두 잔잔해 누리호 발사 가능 조건을 충족하고 있으며, 낙뢰 가능성도 매우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우주 물체 충돌 가능성도 고려한 결과 이날 오후 6시24분 발사를 재시도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됐다.
[고흥 나로우주센터=뉴시스]오태석 과기정통부 제1차관이 25일 누리호 재발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항우연 제공)

◆ 전날과 같은 시각에 발사…주탑재 위성, 태양빛 계속 받아야 해

밤샘 작업을 통해 예상보다 빠르게 기술 문제가 해결되면서 누리호는 이날 발사 절차를 다시 밟게 된다.

발사 예정 시각이 전날과 동일한 만큼 추진제 충전이 오후 3시40분에 시작되며 오후 5시10분께 연료 충전, 오후 5시40분께 산화제 충전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추진제 충전 이후에는 발사체 기립 장치가 철수하게 되며, 이후 발사 여부(Go/No-go)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발사 10분 전부터는 발사자동운용(PLO)이 시작돼 이륙 직전까지 발사관제시스템에 의해 준비 작업이 자동으로 이뤄지게 된다. PLO가 한 번 가동되면 수동으로는 멈출 수 없으며, 문제가 포착되면 시스템에 의해 발사 절차가 자동 중단된다. PLO를 통해 1단 엔진 추력이 300톤에 도달하면 발사체 고정장치 해제 명령이 떨어지고 누리호가 이륙하게 된다.

누리호 발사 시각이 전날과 동일한 오후 6시24분으로 정해진 것은 주탑재위성인 '차세대 소형위성 2호' 때문이다. 차소위성 2호는 임무를 위한 지상관측장비가 많은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반드시 태양빛을 계속 받아야만 한다. 이를 위해 차소위성 2호를 '여명-황혼 궤도'에 쏘아올려야 하는데, 해당 궤도 진입을 위해서는 누리호가 오후 6시24분 전후 30분 내에 발사돼야만 한다.

전반적인 누리호 발사 일정이 하루씩 미뤄지면서 탑재 위성 8기의 교신 위성들도 하루씩 순연됐다. 시간이 하루 미뤄지긴 했으나 비콘 신호 수신 등은 예정된 시각에 똑같이 진행될 예정이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연구진들이 밤샘 작업을 하다 보니 피로도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오전 중 다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며 "연구진들도 문제를 해결하고 가능하면 빨리 도전해보고 싶은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발사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태석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문제가 발생한 상세한 원인은 시간을 가지고 내부적으로 들여다 봐야할 부분이 남아있지만, 현재 상태로는 문제 소지를 다 없애버렸다고 보면 된다"며 "똑같은 상황을 계속 반복 테스트해서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했다. 발사 직전까지 모든 과정을 더 철저히 점검하고 준비하여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누리호를 발사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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