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 마이크론 제재…반도체주 호재일까 악재일까

기사등록 2023/05/24 07:00:00 최종수정 2023/05/24 07:44:04

단기 호재, 장기 악재로 평가

"中 기업이 외산 대체 가능성"

[버지니아=AP/뉴시스]미국 버지니아주 매너서스에 있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입구. 2023.04.01.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중국 정부의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에 대한 제재가 당장은 국내 반도체주의 호재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 자국 기업이 외산 제품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고 미·중 갈등 격화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 요소라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인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날 전 거래일 대비 0.15%, 0.31% 하락 마감했다. 7거래일 연속 오르고 있는 코스피와 함께 각 3거래일, 5거래일 연속 상승하던 흐름이 끊긴 것이다.

이는 중국 정부의 마이크론 제재 소식이 국내 반도체주에 그리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사이버정보국(CAC)은 성명을 내고 마이크론 제품 구매 중단 결정을 발표했다. 심각한 네트워크 보안 위험이 있다는 게 이유다.

앞서 중국 당국은 지난달 마이크론 제품에 대한 공식 검토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매년 3000억달러 이상의 해외 반도체칩을 수입하는 중국이 외국 반도체 회사에 대해 심사를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마이크론 전체 매출에서 중국, 홍콩 등 매출 비중은 25%, 중국 매출 비중은 11% 수준, 약 4조원대로 추정된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마이크론 제품 판매가 금지되면 중국 내 반도체 공급망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22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 전 거래일 대비 0.15%, 0.92% 올랐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중국 정부의 마이크론 판매 금지 결정으로 중국 기업들은 마이크론의 메모리 반도체를 중국 현지 반도체 업체 또는 한국 반도체 업체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며 "제재가 현실화되기 전에 중국 기업들은 5~6월부터 삼성전자, SK하이닉스로부터 재고 축적을 위한 단기 주문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 보도와 같이 미 정부가 마이크론 제품의 중국 판매가 제한될 경우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공백을 메우지 않도록 요청한 부분은 정치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미·중 갈등 격화로 중국 현지 공장 운영 등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제품의 중국 내 수요가 늘면서 수혜가 가능하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중국 기업 YMTC, 창신 메모리 등이 외산 제품을 대체하며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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