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우크라이나에 '이스라엘 방식' 안전 보장 추진

기사등록 2023/05/23 10:13:03 최종수정 2023/05/23 11:42:05

첨단 무기와 대규모 탄약 지원 의무화 협약

우크라 전쟁 승리 보장하고 러 추가 침공 차단

7월 나토 정상회담에서 합의 뒤 구체 내용 마련

[마드리드=AP/뉴시스] 오는 7월 리투아니아 수도 빌니우스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담에서 이스라엘 방식의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방안이 합의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해 스페인 마드리드 나토 정상회담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월29일(현지 시간)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 중 발언하는 장면. 2023.5.23.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정상들이 우크라이나에 나토 가입을 허용하는 대신 첨단 무기 지원을 보장함으로써 안보를 확보하는 이스라엘 방식 안보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지난 주말 몇 달 동안 소모전이 이어지던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를 러시아군이 점령하면서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공격을 차단하는 방어벽으로 만들려는 논의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이와 관련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이스라엘 방식의 안보 보장 합의를 통해 무기와 첨단 기술 전수에 집중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 서방 소식통은 이 방식이 장기적으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나토가 직접 러시아와 충돌하는 것을 피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전했다.

강력한 우크라이나 지원에 앞장서온 두다 대통령도 “논의가 진행중”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폴란드가 이미 Mig-29 소련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지난주 주요7개국(G7) 회의에서 미국이 F-16 전투기 조종사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해 전투기도 지원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우크라이나의 조기 나토가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실효성 있는 안보 보장책이 마련되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밀어내는 대반격을 하는 것을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서방은 이미 탱크, 첨단 대공미사일, 수많은 포탄과 탄약 등을 지원해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승리하도록 보장하려 노력해왔다.

두다 대통령은 지난 2월 폴란드를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모델 개념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개념은 오는 7월 리투아니아 수도 빌니우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담에서 확정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가 제시한 키이우 안보 협정 초안에 근거한 이 보장책에 정상들이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은 나토 회원국이 아니며 미국도 이스라엘과 안보 조약을 맺고 있지 않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수십년 동안 미국으로부터 특별 대우를 받아왔고 2차 대전 이후 최대 미국 지원 수혜국이다. 현재 미국은 2019년~2028년 10년 동안 380억 달러의 군사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 방안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과 서방의 지원이 약해질 것으로 기대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러시아는 2021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금지선이라고 밝혔으며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지 않았음에도 침공했다.

이스라엘 방식 안보 보장 방안을 처음 제시한 것은 지난해 9월 안드리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과 안데르스 라스무센 전 나토 사무총장이다.

오는 7월의 나토 정상회담에 젤렌스키 대통령도 참석하며 나토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논의하는 우크라이나 나토위원회를 설치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가 위원회 소집 권한을 가지고 나토 회원국들의 지원을 요청할 수 있게 된다.

라스무센 전 사무총장을 도와 안보 보장 방안 초안을 마련한 파브리스 포티에 전 나토 사무총장 보좌관은 미국이 1차 보장국 역할을 하고 유럽 회원국들이 지원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과 프랑스의 고위 당국자들도 새 계획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나토와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 참가국으로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을 꼽았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서방국들에 구체적 의무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포티에 전 보좌관은 합의가 이뤄지면 구체적 내용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합의가 신뢰할 수 있을 만큼 의무적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러시아가 무시할 것이며 또다른 전쟁을 일으키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러시아가 침공한 뒤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을 추진해왔으며 지난해 가입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미국 등 회원국들이 회원 가입 절차 진행여부에 대해 확답하지 않고 있다.

두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나토에 가입할 수 없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이번 전쟁으로 우크라이나가 군현대화를 이뤄 나토 회원국 자격을 갖춰 나가고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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