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 안팎 소형위성 추정…전문가 "해상도 4m급에도 못 미칠 것"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북한이 1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군사정찰위성 1호기 시찰 소식을 전하며 정찰위성 실물을 공개했다. 500㎏ 안팎의 소형 위성으로 추정되는데 성능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전날 비상설 위성발사 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에서 지도하고 위원회의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김정은은 준비위 사업 실태를 점검하고 "총조립 상태 점검과 우주환경 시험을 최종적으로 마치고 탑재 준비가 완료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돌아봤다"고 매체는 전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시찰 모습을 담은 사진도 공개했는데, 군사정찰위성 실물도 포함됐다.
북한은 지난달 19일 군사정찰위성 1호기 제작을 완성했다면서 위성의 형상만 보여줬었다. 군사정찰위성 사진과 제원 등을 소개한 대형 모니터 화면 사진인데 흐릿하게 처리해 구체적인 제원은 파악되지 않지만 2012년 12월과 2016년 2월에 발사한 광명성-3·4호 사각형 형상과 달리 모양은 6각형 형대로, 상단에 태양전지판 4개를 펼친 모습이었다.
약 한 달 만에 공개한 실물 사진은 비교적 뚜렷하게 보인다. 길이는 1m 미만, 중량은 500㎏대로 소형위성으로 추정된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작은 크기에 최대한 장비를 수납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며 "촬영해상도는 1m급은 고사하고 4m급에도 못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해상도는 적어도 1m는 돼야 군사정찰위성의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는데 북한은 4~6m급인 상용위성 수준으로 평가된다"며 "위성 개발 수준이 높은 미국은 15㎝급까지 개발한 상태로 자동차 번호판 식별까지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상도 1m란 지상의 가로세로 1m 물체를 한점으로 인식한다는 이야기로 숫자가 작아질수록 더 작은 물체를 인식할 수 있다는 뜻이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18일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단계의 중요시험을 했다면서 용산 대통령실 주변을 포함해 서울과 인천 일대가 촬영된 흑백 위성사진을 공개했는데 일반위성으로 촬영한 것보다 못한 조악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그러자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에 발끈하는 담화까지 냈는데 북한이 사진의 해상도가 상당히 높은 고성능 위성을 만들 기술은 부족하다는 게 중론이다. 위성 기술은 복잡한 데다 대북 제재와 자원 부족 등으로 자체적으로 부품을 얻는 방법도 제한돼 있어서다.
양 연구위원은 "인공위성과 발사체 모두 1~2년에 걸쳐 발사 환경과 궤도 환경, 전자파 등의 시험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북한은 그러한 과정들을 보여주는 대신 이미지 선전을 위한 장면만을 연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기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사용하는 액체연료 기반 백두산 엔진을 이용한 발사체로 위성을 쏠 것으로 예상돼 수백kg대의 정찰위성을 쏴서 궤도에 올려놓을 능력은 가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관건은 성능이다. 정찰위성 기술 수준이 높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는데 앞으로 고도화된 기술을 갖게 될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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