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인구 대국으로 떠오른 인도…'K푸드' 기업들 몰린다

기사등록 2023/05/01 14:39:01 최종수정 2023/05/01 16:10:05

롯데웰푸드·오리온·오뚜기 등 인도시장 확대

하브모어 신공장 조감도. (사진=롯데제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전세계 1위 인구 대국으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식품 기업들의 인도 진출이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오리온은 인도 법인을 통해 꼬북칩 생산 시설을 구축했고,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는 인도 자회사에 5년 동안 7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아이스크림 사업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반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두고 러시아와 우리나라의 외교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식품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중국에서도 과거 입국 제한을 비롯해 정책 변경으로 인한 사업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인도 사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베트남과 인도에 꼬북칩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추고 해당 제품을 출시했다. 오리온은 베트남 법인의 미푹공장과 인도 법인의 라자스탄공장에 총 100억원을 투자해 꼬북칩 생산 설비를 구축했다.

특히 인도에선 미국·호주·영국 등의 수출 제품명과 동일한 '터틀칩(Turtle chips)'으로 꼬북칩을 선보인다.

향신료를 즐기는 인도 소비자들의 식문화를 반영해 멕시칸 라임맛, 사워크림&어니언맛, 탱기토마토맛, 마살라맛, 스파이시 데빌맛 등 총 5종을 동시에 출시했다.
 
오리온 측은 "인도에서도 신규 카테고리인 스낵시장을 개척하고 대도시 대형마트부터 이커머스 채널까지 판매처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윤홍근 BBQ 회장과 라젠드라 자그델 인도과학기술혁신원장. (사진=제너시스BBQ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롯데웰푸드는 일찌감치 인도 시장 강화에 나섰다. 올해 1월 인도 자회사 하브모어에 45억 루피(한화 약 700억원)를 투자하고,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시에 6만㎡ 규모 빙과 생산 시설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롯데웰푸드가 2017년 하브모어를 인수한 뒤 신규 공장을 세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추후 신규 공장에 여러 자동화 설비 등 식품 제조 기술을 전수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선임한 '글로벌 마케팅통' 이창엽 대표이사 사장을 앞세워 인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정기 인사에서 롯데그룹은 외부 영입된 이 사장이 롯데웰푸드를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도 이 사장 선임과 함께 롯데웰푸드 인도 하브모어 법인장 코말 아난드를 상무보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단행했다. 코말 아난드는 펩시 인도 등에서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1월 인도 신임 법인장으로 채용됐다.

제너시스BBQ 그룹 역시 인도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윤홍근 제너시스BBQ 그룹 회장은 지난달 26일 라젠드라 자그델 인도과학기술혁신원 원장과 만나 인도 진출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특히 인도 시장 진출 등 산업발전을 논의하고 이외에 외식산업 발전, 양국 프랜차이즈 교육 사업 발전 도모, 교육훈련에 대한 협력방안 등을 이야기했다.

양측은 한국과 인도 양국 간 특성에 맞는 제품 개발 등을 논의하는 데에 더해 향후 BBQ 치킨대학을 인도의 유명 대학과 자매 결연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오뚜기는 지난 2018년 진라면으로 국내 식품 기업 중 최초로 인도 홈쇼핑 채널에 진출했다. 당시 인도인 요리사가 스튜디오에 출연해 오뚜기 진라면 요리를 시연하기도 했다. 오뚜기는 지난해 코트라 뭄바이무역관이 인도에서 진행한 K푸드 행사에 삼양과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오리온은 베트남과 인도에 꼬북칩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춰 출시했다. 오리온은 베트남 법인의 미푹공장과 인도 법인의 라자스탄공장에 총 100억원을 투자해 꼬북칩 생산 설비를 새롭게 구축했다.(사진=오리온 제공)
CJ제일제당 역시 '플랜테이블' '비비고' 등으로 인도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이 외에도 외식 프랜차이즈 고피자 등이 인도에 진출했다. 현재 고피자는 싱가포르, 인도, 홍콩, 인도네시아 등에서 약 18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인도 시장에 열을 올리는 것은 점점 커지는 인구(수요)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출산율 감소 등으로 점차 인구가 줄어드는 중국과 달리, 인도의 인구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인구는 14억1175만명으로 전년에 견줘 85만명 감소했다. 1949년 중국 건국 이후 인구가 감소한 것은 1961년 '대약진 운동'으로 인한 대기근 이후 처음으로 전해졌다.

반면 인도의 인구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유엔(UN)은 2019년부터 세계 인구 전망을 통해 2027년 인도 인구가 중국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중국과 함께 대표적인 K푸드 글로벌 진출국으로 꼽혔던 러시아와 외교 관계가 살얼음을 걸으면서 식품 기업들이 인도로 눈길을 돌린다는 평도 나온다.

그동안 러시아에선 롯데웰푸드와 오리온·팔도 등이 진출해왔다. 특히 '팔도 도시락' 컵라면의 경우 러시아에서 '국민 라면'으로 불릴 정도로 비중이 커서 업계는 외교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국내 식품 기업들이 진출한 주요 국가로 중국과 러시아, 베트남 등이 꼽힌다"며 "하지만 러시아·중국 사업은 외교 관계로 사업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반면 인도는 최근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시장 성장 전망이 높다보니 인도에 관심을 갖는 기업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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