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매파' 존 볼턴 "단기적으로 한반도에 美 전술핵 재배치 필요"(종합)

기사등록 2023/04/25 15:16:49

'아산플래넘 2023'…"韓 핵무장 결정해도 美 존중해야"

정몽준 "'한국판 상호확증파괴'로 대북억제 강화 필요"

[서울=뉴시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5일 아산정책연구원 주최 국제포럼 '아산플래넘 2023'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아산연 제공) 2023.04.25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미국의 대표적인 대북 강경론자인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5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 "단기적으로 미국이 한반도에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한미동맹 70년과 그 이후'를 주제로 열린 아산정책연구원 주최 국제포럼 '아산플래넘 2023' 기조연설에서 "30년간의 경험을 통해 북한은 핵무기 포기 의사가 없음을 이제는 인정해야 한다"면서 단기 처방으로 미국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재배치를 제안했다.

그는 "한미 정부가 북한 김정은에게 전술핵무기를 주저 없이 쓸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며 "그래야 신뢰성 있는 억제력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를 통해 한국은 독자적인 핵능력을 갖추길 원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고도 했다.

아울러 미국·일본·호주·인도 4자 협의체 쿼드(Quad)와 미국과 영국, 호주의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 등 동아시아 및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의 집단적 자위구조에 한국의 참여가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북한의 핵무기 능력 실증이 되어 있지 않은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위한 한미 간 전방위 노력이 필요하다"며 "(북한의 비핵화는) 포기해서는 안 되며 이는 여전히 우리의 중심적 관심사로 남아 있어야 한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냉전 시기 수준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미동맹 강화가 동아시아 및 인도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담보할 유일한 길"이라고 역설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전직 미국 고위 관리와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핵무장 찬성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이 향후 자체 핵무장을 결정해도 이를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존 햄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은 미국의 확장억제 약속에 대한 의구심과 한국의 독자 핵무장 주장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 한국의 핵 보복역량 배양은 한국이 결정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핵탄두 개발은 쉬운 문제이지만 운용시스템 구축 등은 간단하지 않다면서 "핵무기 보유 비용, 북한 위협의 실시간 감시 및 조기경보 능력 구축을 포함하여 한미 간 솔직한 대화와 노력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 역사적 역할, 수십 년간 한미 협력의 역사 등을 볼 때 "미국의 한국 방위에 대한 명확하고 분명한 공약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 등 한국의 안보 필요에 대한 견해를 존중해야 하며, 이러한 위험에 대응하고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지 않도록 상황의 변화를 분석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뉴시스]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이 25일 열린 연구원 주최 국제포럼 '아산플래넘 2023'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아산연 제공) 2023.04.25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핵무기는 핵무기로만 대응할 수 있다"며 미국 전술핵무기를 우리나라에 재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명예이사장은 "(북핵 대응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할 경우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다고 깨닫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한미 동맹은 '한국판 상호확증파괴(MAD)' 전략을 수립해 대북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호확증파괴'는 핵을 쓰면 서로 공멸하기 때문에 핵보유국끼리는 전면전을 피하게 된다는 개념의 핵 억지론의 기본 전략이다.

정 명예이사장의 발언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까지 우리도 핵전력을 보유하는 전략을 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한국판 MAD 전략이 필요하고, 미국은 1991년 한반도에서 철수한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한국 정부는 "1992년 남북비핵화공동선언이 북한의 핵개발로 인해 무효화됐음을 선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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