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글…"정쟁의 도구 돼선 안돼"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김건희 여사가 순직 유공자 자녀를 만나 억지로 안고 사진을 찍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보훈마저 진영 싸움을 위한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처장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리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게 위로와 감사는 못할지언정, 그 가족들에게 지우지 못할 상처를 남기지 말아달라"며 "보훈은 진영싸움과 정쟁의 도구가 되어선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지난 13일 보훈처가 전몰·순직 군경 자녀를 지원하는 '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 참여 대상자인 고 유재국 경위의 유가족을 만나 위로했다.
이 과정에서 김 여사가 뇌성마비를 앓는 유 경위의 아들 이현군(3)을 안아주는 모습이 포착됐는데 이 사진을 두고 일부 네티즌은 장애가 있는 유 경위 자녀를 김 여사가 억지로 안았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박 처장은 "이현이의 장애는 남편의 갑작스런 순직이라는 충격 속에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더 마음이 아프고, 뭐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생각이 드는게 인지상정"이라며 "이현이에게 조금이라도 기쁨을 줄 수 있다면 천번이고 안아주고, 만번이고 눈을 맞춰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베트남전쟁에서 전사한 자신의 부친을 언급하며 "어린 시절 누군가가 제 등을 두드려주고 위로의 말을 해주셨다면 저는 더 큰 자긍심을 가졌을 것"이라며 "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은 보훈 가족으로 제가 느낀 아픔을 우리 아이들은 절대 겪지 않게 하겠다는 다짐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박 처장은 "국가유공자의 아들로서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국가의 명에 따라 총을 들었던 월남 참전자를 학살자로 몰아가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천안함 장병에 대해 살아 있다는 이유로 모욕하고, 음모를 제기하고, 순직 유공자의 남겨진 가족에게 상처를 주는 이야기는 삼가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보훈은 진영싸움과 정쟁의 도구가 되어선 절대 안된다. 보훈은 국가와 사회의 통합과 번영, 미래를 위한 길"이라며 "나라를 위해 목숨까지 바쳐가면 헌신한 국가 유공자와 그 가족께 보상과 예우는 보훈처의 일이지만, 그분들을 지키고 진정한 울타리가 되어 주는 일은 국민 전체에게 주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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