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에 열렸던 8주기 기억식에는 김부겸 국무총리가 참석했지만, 이날 기억식에 한덕수 총리는 참석하지 않았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 행정안전부 주최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제9회 '국민안전의 날'을 기념해 열린 국민안전 실천대회에 참석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역시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며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대신 자리했다. 교육부 장관이 기억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2017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기억식은 개식 및 국민의례, 추도사, 기억영상 상영, 편지낭독, 기억공연, 시민메시지, 기억합창 등 순으로 진행됐다.
정부 측 추도사는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맡았다. 조 장관은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에 이어 추도사를 위해 단상에 올랐다.
조 장관은 "세월호 참사 이후 해양수산부는 국민이 안전하게 뱃길을 이용할 수 있도록 연안여객선 현대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각종 해난사고 예방을 위해 빈틈이 없도록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겠다"며 "세월호 참사가 남긴 가슴 아픈 희생과 교훈을 마음 속에 되새겨 더 이상 두려움과 슬픔의 바다가 아닌 새로운 희망과 생명이 가득한 안전한 바다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염태영 경제부지사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추도사를 대목했다. 염 부지사는 "참사를 대하는 태도에서 그 사회의 품격이 드러난다. 정권이 바뀌어도 안전과 인권의 가치가 달라질 수 없다"며 "경기도는 안전과 인권에 누구보다 민간한 정부가 되겠다. 안산시와 긴밀히 협조해 참사 관련 모든 추모사업이 약속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꼼꼼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안전한 교육환경 속에서 교육활동에 모든 힘을 쏟을 때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새로운 경기교육은 학생과 선생님이 마음놓고 교육활동을 펼치도록 지원하겠다"며 "학부모가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힘쓰겠다. 교육현장을 세심하게 살피고 더 꼼꼼하게 챙기겠다. 기본을 바로 세우고 기초를 단단하게 다져 안전한 미래사회를 향한 초석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모든 시민이 회복과 치유의 시간을 거쳐 다시 일어서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묵묵히 기다리겠다. 그 과정에서 지치면 언제든 기댈 수 있도록 든든한 어깨도 내어드리겠다"며 "슬픔을 이겨내고 더 나은 미래, 더 안전한 안산을 만드는 길에 중지를 함께 모아달라"고 말했다.
김광준 416재단 이사장은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책 어느 것 하나 오늘 날까지 제대로 이뤄진 것이 없다. 어쩌면 정쟁의 도구로 전락시켜 국민 갈등을 고조시켰던 것이 지난 9년 우리 사회의 민낯이 아니었는지 모르겠다"며 "내년이면 참사 10년이다. 이제부터라도 다시 힘을 모아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우리 사회를 만들어 세월호 참사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기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사참위(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끝났다고 진상규명이 끝난 것이 아니다"며 "밝히지 못한 미진한 부분에 대한 진상규명 의지가 더욱 명확해졌다. 처벌받지 않은 지휘책임자들을 처벌할 이유가 더 확고해졌다. 정부는 아직 밝히지 못한 부분에 대한 추가 조사와 수사, 사참위가 권고한 정부의 후속조치를 반드시 실행할 것과 국회 또한 그 역할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억식에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및 박홍근 원내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및 이은주 원내대표를 비롯해 염태영 경기도 경제부지사,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이민근 안산시장 등이 함께 참석했다.
여야는 이날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논평을 내놨다. 국민의힘은 "오늘은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자는 의미로 제정된 '국민안전의 날이기도 하다"며 "사회 전반의 안전을 점검하고, 미비한 제도를 개선해나갈 수 있도록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9년 전 오늘, ‘가만히 있으라’는 무책임한 말에 304명의 생떼같은 아이들을 잃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또 다시 국가의 책임을 외면한 채 159명의 젊은 생명을 떠나보내고 말았다"며 "더 이상 비극적인 사회적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그날의 약속과 책임을 끝까지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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