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양국 국방장관, '해당 문건 상당수 위조'로 견해 일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전체회의를 열고 외교부와 통일부 등에서 현안보고를 받는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용산 대통령실을 도·감청한 의혹이 담긴 문건이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문건에는 김성한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심한 대화가 포함돼 도청 가능성이 제기됐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 용산 이전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안전하다더니 이전하고 북한 무인기에 대통령실 주변 상공이 뚫리고, 이번에는 도청 정황까지 불거졌다"며 "결국 대통령실 용산 이전이 졸속으로 추진되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들이 지적한 문제가 그대로 현실화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외신기자간담회에서 "객관적 상황을 보면 실제 도청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사실이라면 재발 방지와 미국 정부의 사과, 그리고 우리 정부의 도청방지 노력이 있어야 된다는 점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야당 외통위원들도 비슷한 주장을 하며 정부와 여당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같은 주장은 '묻지마 선동'이라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윤 대통령의 방미 2주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도·감청이 악재가 되지 않도록 진화에 나선 예정이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 외교통일·국방·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11일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용산 대통령실 이전으로 미국의 도·감청이 이뤄졌다'는 주장에 대해 "민주당은 이재명 당대표의 방탄을 위해 묻지마 반미선동까지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재명) 당대표 방탄이라는 정치적 이득을 위해 툭하면 반미·반일의 북·중·러와 동조화되고, 종북·종중이 일상화된 정당이라면 반국가·이적단체와 뭐가 다르겠느냐"고 꼬집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태효 가안보실 1차장이 오늘 미국과 함께 확인한 결과 '위조됐다'고 했다"며 "이렇게 말했는데도 민주당이 뉴욕타임스를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보다 믿는 건 자유"라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대통령실 지하 3층에 EMP(전자기펄스)차단이 완벽하게 돼있어 도감청이 100%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감청 자료가) 조작 안될 가능성보다 조작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미국의 감청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감지된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일 "신뢰에 기반을 둔 한미동맹에 악영향을 미칠 사안"이라며 "보도가 사실이라면 매우 유감이다. 사실로 밝혀지면 미국 측의 해명과 재발 방지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정부의 보안체계도 재점검해야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소속 외통위원인 안철수 의원도 "미국 정부의 설명만 들을게 아니다"라며 "미국에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실에서 '공개된 정보가 위조됐다'는 주장에 대해 "공개된 정보가 위조됐다거나 대통령실의 정보 보안은 확실하다는 막연한 설명만으로는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11일 오전 대변인실 공지를 내고 "용산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은 터무니없는 거짓 의혹임을 명백히 밝힌다"며 "미 정부의 도감청 의혹에 대하여 양국 국방장관은 '해당 문건의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사실에 견해가 일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도 같은날 도감청 의혹에 대해 "미국 측에서 관련 조사가 시작된 것으로 안다"며 "(추후) 필요한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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