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정리해고·급여 삭감 등 고용 안정성 떨어져
빅테크 떠나 비기술 산업·중소기업 일자리 찾아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꿈의 일자리로 불렸던 빅테크 기업들을 떠나는 미국 근로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리해고에 대한 불안과 급여 삭감, 신규 채용이 줄어들면서 명성보다 안정성이 높은 일자리를 찾아 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실리콘밸리를 떠나는 근로자들이 비기술 산업, 중소기업에 취업하거나 프리랜서로 전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월 세일스포스에서 근무하던 존 큐는 스타트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면서 연봉이 20% 정도 감소했지만 일에 대한 만족감은 더 커졌다. 큐는 "기술직으로서 저는 유용한 일을 하는데 가치를 느낀다"며 "대기업에선 이런 가치를 느끼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왓츠앱에서 해고된 루이스 모이니한은 WSJ에 해고에 대한 불안 때문에 앞으로 정규직 일자리에 지원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신 시간당 300달러를 버는 프리랜서가 됐다.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코로나19 기간 동안에는 실적이 상승하면서 투자를 확대하고 채용을 늘렸다. 인재 확보를 위해 보너스, 사내 특전과 직원 복지 등을 내세웠다. 수년간 이어진 성장에 고용 안정성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경기 침체 우려 속에 빅테크 기업들이 선제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 아마존 등 기술 기업 대부분은 수만명 규모의 대규모 감원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헤드헌팅 회사인 리비에라 파트너스의 크리스 라이스는 “빅테크 기업에서 해고된 직원 대부분은 환멸을 느끼고 있다”며 “예전엔 정리해고 걱정 없이 몉 년동안 경력을 쌓을 수 있었지만, 이제 더 이상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빅테크 기업을 떠난 근로자들이 타산업으로 이직하는 경우도 흔해졌다. 인적자원 전문 리서치 회사 레벨리오 랩스는 비기술 산업으로 이직한 빅테크 출신 근로자 수가 수년간 감소세를 깨고 지난해 말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식료품과 유통업체에도 빅테크 출신 경력직 지원자들이 늘었다. 월마트의 인사 책임자인 도나 모리스는 "과거엔 기술 부문 인재를 채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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