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개소, '원정진료' 불편 해소
대학병원장 출신 정두용 전문의 기여
인구 약 4만의 경남 함양군에는 보건소에서 공공으로 운영하는 외래 산부인과가 있다. 지난 2019년 8월 개소해 5년째다.
2021년부터는 건국대학교 충주병원장을 지낸 정두용 산부인과 전문의를 채용해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임산부들의 만족도가 높다.
보건소에 산부인과가 없을 때 함양지역 임산부들은 진주 또는 거창으로 원정진료를 다니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수많은 분만 경력과 전문성을 가진 전문의를 믿고, 도시로 정기검진을 받으러 산부인과를 찾아갔던 임신부들이 함양에서 분만 전 진료를 보고 있다.
현재 함양의 등록 임신부는 31명이다. 그 중 22명이 보건소 산부인과에 등록하고 진료받고 있다.
산부인과에 등록한 임신부는 요 임신반응검사부터 임신초기 검사, 1차, 2차 기형아검사와 임신 막달 검사까지 모든 검사비용과 진료비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정기적 검진뿐만 아니라 갑작스러운 이상 증상 발생 시 언제든 함양군 보건소를 방문하여 응급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다.
특히 산부인과 전문의의 지속적인 상담으로 임신부에게 정신적 안정감도 제공하고 있다.
함양군보건소 산부인과는 임신부뿐만 아니라 부인과 질병으로 방문하는 여성들도 많다.
시골에 사는 나이 지긋하신 여성들은 대부분 교통 이동 수단이 없어 부인병을 앓고 있더라도 사소한 이상증상은 참는 경우가 많아 병을 키우게 된다.
2022년 기준 산부부인과 진료 인원은 약 770명이다.
요실금 진료 환자가 많으며 폐경, 갱년기 진료 및 호르몬제 처방, 방광염 등 많은 여성이 가까운 보건소 산부인과를 언제든 방문해 부인과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나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을 하고 있다.
또한 자궁경부암 검사 및 자궁 내 물혹 추적관찰 등 건강관리를 위해 주기적으로 질병을 관리하기가 훨씬 쉬워졌으며, 진료비용이 저렴하여 일거양득으로 혜택을 보고 있다.
그리고 사춘기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은 산부인과 방문이 어렵다.
또한 여성 질환에 대해 부모와 소통이 되는 자녀들은 그래도 어렵사리 말을 꺼내 병원을 방문할 수 있지만, 속으로 꾹 참고 있는 청소년들도 다수일 것이다.
함양의 청소년들은 언제든 보건소 산부인과를 방문해 월경불순, 월경통, 여성질환 등을 진료받을 수 있다.
청소년 방문 시에는 만 11세부터 접종할 수 있는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홍보 및 접종, 피임 상담 및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을 위한 교육도 실시한다.
만 13세 이상이라면 부모 동행 없이도 진료 가능해 편안한 마음으로 산부인과를 방문해 말 못하는 고민을 해결하고 있다.
함양군보건소 정두용 산부인과 전문의는 함양지역의 유일한 공공기관 전문의다.
37년간 대학병원 등에서 교수직과 병원장을 역임하고 퇴직한 후 시골로 들어와 공공의사의 삶을 시작했다.
산부인과 진료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공공의료서비스 확대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처음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정두용 전문의가 실시한 예방접종 예진 건수는 507건으로 보건지소, 보건진료소 등 마을로 찾아가는 방문 진료 등에 적극 참여해, 보건소 내 공중보건의사로는 부족했던 예진을 도맡았다.
여기에 더해 보건소에서 만성질환 위험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모바일헬스케어 사업의 건강상담의사로 참여해 현재까지 210회의 상담을 했으며, 함양특수교육지원센터 치료대상자 선정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함양군보건소 관계자는 "시골이라도 작은 규모지만 의원급의 병원은 많이 있고, 의사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공공의료분야의 역할들은 존재한다"면서 "민간병원은 사람의 병을 치료해주고 돈을 벌지만, 공공의료기관은 모든 국민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도록 제도와 여건을 조성하여 형평과 효율이 조화를 이루고자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골 함양에 살아도 여성건강을 책임질 수 있다. 건강한 출산도 할 수 있고, 보다 높은 공공의료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면서 "시골 보건소의 산부인과 파급력은 이미 입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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