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홍찬선 기자 =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은 국가보안시설 '가'급의 중요시설입니다. 만약 위해안보물품 하나라도 기내에 반입될 경우 승객들의 하늘길 안전은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난 10일 인천공항을 출발하는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실탄 두발이 발견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날 오전 7시45분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T2)을 출발해 필리핀 마닐라로 향하려던 대한항공 KE621편 기내에서 승객들이 9㎜ 권총형 실탄 2발을 발견하면서 활주로로 향하던 해당 항공기는 다시 터미널로 되돌아와야 했습니다.

첫 번째 발견된 실탄은 이날 오전 7시10분께 한 승객이 일반석 좌석에 떨어진 실탄을 발견하고 승무원에게 이를 알렸지만, 승무원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탑승교 조작판 위에 실탄을 올려놓고 비행기를 출발시켰습니다.

대한항공 측은 해당 승무원이 실탄을 금속 쓰레기로 착각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실탄과 금속 쓰레기는 염연히 다른 모습입니다. 해당 실탄이 금속 쓰레기로 착각했으면 날카로운 물체만 아니었다면 쓰레기통에 버리면 됩니다. 하지만 해당 승무원이 금속 쓰레기로 착각했다는 해당 실탄을 탑승교 조작판에 올려놓고 출발한 점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두번째 실탄은 해당 여객기가 활주로로 이동하는 같은날 오전 7시40분께 또 다른 승객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두번째 실탄이 발견되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감지한 승무원들이 그제야 기장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해당 기장은 인천공항 터미널로 되돌아가는 '램프리턴'을 실시했습니다.

또 탑승교 조작판 위에 올려둔 실탄을 발견한 인천공항 관계자가  경찰에 신고하게 된 것입니다.

관계기관은 미국에서 인천공항을 경유해 마닐라로 향한 승객의 기내 수하물에서 실탄으로 의심되는 보안검색 X-ray 사진을 재판독 결과 발견했고, 경찰은 이 사진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보내 감식을 의뢰했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실탄 두발을 보안검색 과정에서 발견하지 못한 인천공항은 항공보안 실패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인천공항경찰단 관계자는 "현재 당시 마닐라행 여객기에 탑승했던 승객들의 CCTV와 보안검색 X-ray 사진을 확보해 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했다"고 말했습니다.

인천공항에서의 실탄은 지난 10일에 이어 16일에도 또 다시 발견돼 인천공항이 비상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이번 실탄은 항공기 기내가 아닌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쓰레기통에서 발견됐습니다.

해당 실탄은 5.5㎜ 소총탄으로 환경미화원이 쓰레기통에서 발견해 특수경비원에 전달했고. 해당 특경대원이 경찰과 공항 대테러상황실에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경찰은 출국장에서 발견된 실탄과 지난 10일 대한항공 기내에서 발견된 실탄과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천공항의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관계기관 합동 조사팀을 꾸려 경찰이 실탄 반입경로 등을 수사 중인 것과 별개로 국토부에서도 항공사와 인천공항공사의 대처가 항공보안법상 적절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19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에서의 안보위해물품(총기, 실탄, 도검류, 전자충격기 등) 적발 건수는 코로나19 이후로 감소하다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5년간 인천공항에서 적발된 안보위해물품은 총 1528건으로 이중 실탄류가 905건, 전자충격기가 518건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실탄류는 지난 2018년 249건에서 지난해 195건으로 21.6%가 감소했지만, 올해 2월까지 44건이 적발되는 등 다시 추세에 있어 항공기에 탑승하는 승객들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한편 지난해 7월 전북 군산공항 출발장에서 보안검색기가 꺼진 것을 모르고 승객들이 여객기에 탑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7월26일 오후 5시12분부터 24분까지 12분 간 군산공항에서 승객 29명이 꺼진 운영검색기를 통과한 사실이 국토부 특별감사에서 확인됐습니다.

따라서 자회사 보안요원이 상부에 29명에 대해 재검색을 건의했지만, 공사 보안검색 감독자가 이를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토부는 군산공항이 보안검색에 취약하다는 제보에 따라 지난해 11월22일부터 29일까지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이 같은 위법사항을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국토부는 군산공항의 항공보안법 위반사항에 대해 공사에 벌금을 부과하고 관련자에 엄중문책을 지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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