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전술유도무기' 사흘 만에 도발…한미연합훈련 대응 조치 예고
SLBM 이어 수중전략무기 과시…"무기체계 점검하며 탐지능력 시험"
북한은 전날 잠수함에서 전략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13일 밝혔다. 북한이 잠수함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전략순항미싸(사)일 수중발사훈련이 12일 새벽에 진행되였다"면서 "발사훈련에 동원된 잠수함 '8·24영웅함'이 조선 동해 경포만 수역에서 2기의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하였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발사된 2기의 전략순항미사일은 조선 동해에 설정된 1500km 계선의 거리를 모의한 '8'자형 비행궤도를 7563s(2시간6분3초)∼7575s(2시간6분15초)간 비행하여 표적을 명중 타격하였다"고 전했다.
이어 발사훈련을 통해 "무기체계의 신뢰성을 확인하고 공화국핵억제력의 또 다른 중요구성부분으로 되는 잠수함부대들의 수중대지상공격작전태세를 검열·판정했다"며 "목적을 성과적으로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아울러 "수중발사 훈련을 통해 다양한 공간에서의 핵전쟁 억제 수단들의 경상적 가동 태세가 입증됐다"고 특기했다.
북한의 이번 잠수함 미사일 발사는 이날부터 시작된 한미 연합훈련 '자유의 방패'(프리덤 실드·FS)에 반발한 무력시위로 해석된다.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 등을 통해 한미연합훈련에 대응한 "전례 없는 강력한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또 최근 당중앙군사위원회 회의에서 한미훈련에 맞대응하는 강 대 강 전략을 재확인하면서 공세적 실천 조치를 예고했다.
미사일 도발은 지난 9일 남포 일대에서 서해 방향으로 '신형전술유도무기' 6발을 쏜 지 사흘 만이다.
순항미사일의 경우 속도는 탄도미사일보다 느리지만 타격 정확도가 높고 발사 후 경로를 바꾸거나 저고도 비행으로 레이더망을 회피할 수 있다. 이에 앞서 쏜 신형전술유모무기도 통상적인 SRBM보다 고도가 낮고 사거리가 짧아 탐지하기가 어려운 무기체계로 꼽힌다.
더욱이 북한이 그동안 발사해온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아닌 또 하나의 '수중전략무기'를 선보인 것이어서 대응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북한은 작년 5월 신포 일대 잠수함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10월에는 저수지에서 SLBM을 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를 하루 늦게 공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어제(12일) 아침 북한 신포 인근 해상의 북한 잠수함에서 시험 발사한 미상 미사일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미상 미사일"이라고 발표한 것을 고려하면 미사일의 정확한 기종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앞서 북한이 지난 9일 발사한 신형전술유도무기는 1~2시간 후 두 차례에 걸쳐 발사 사실을 공지했다. 실시간 항적을 탐지했지만, 북한 미사일을 탐지한 시간이 매우 짧아 추가 분석이 필요한 항적이어서 발표하는 데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서해 단거리 미사일 포병부대 화력훈련에 이어 이번에는 동해 잠수함 부대의 미사일 발사를 시현함으로써 한미연합훈련에 대응한 각종 무기체계를 점검하고 있다"며 "무기체계 시험은 예고 없이 기습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우리 군의 탐지능력을 점검하기 위한 의도도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일 잠수함연구소장은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에 이어 순항미사일까지 보유한 것은 북한 잠수함이 '대량파괴'와 '정밀타격'이라는 투 트랙을 갖추었다는 의미"라며 "미국을 목표로 탄도미사일을 개발한다던 북한이 전략순항미사일을 개발하였다는 것은 우리를 직접 겨냥한 것이기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의 주장대로 이번 잠수함 발사가 엄격한 수중 발사는 아니며, 지상공격능력 자체가 아직 입증되지는 못했다고 진단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발사된 미사일은 사진상 명확하지 않으나 기존에 육상에서 발사했던 화살 계열의 순항미사일을 수중화하여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사일의 발사 각도를 보아 별도의 수직발사관에서 발사한 것이 아니라 어뢰발사관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은 실전배치 전 양산 단계에서의 발사를 검수 발사, 실전배치 후 부대의 운용훈련 단계에서의 발사를 검열발사로 지칭해왔으나 8.24영웅함은 시험발사함이며 실전배치단계로 보기 어렵다"며 "검열발사는 지나친 주장이다"고 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순항미사일의 첫 잠수함 발사임에도 시험 발사가 아닌 발사훈련이라고 한 점에서 새로운 무기가 아닌 지금까지 지상에서 발사해온 순항미사일을 잠수함 발사형으로 개량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사진상 이번 발사는 엄격히 말해 수중발사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듯하다. 발사 후 잠수함이 노출되어 생존성에 문제가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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