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키이우 등 공격하며 처음 6기 동시 발사
요격 불가능하나 판도 못 뒤집어...NYT 분석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러시아가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지를 대대적으로 공습하면서 처음으로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을 한꺼번에 6발 발사한 것을 계기로 미 뉴욕타임스(NYT)가 킨잘 미사일에 대해 상세히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판도에 주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내용이다. 다음은 기사 요약.
▲극초음속 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은 마하 5 이상, 초당 수 km의 속도로 비행하면서 비행 궤적을 조절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로 기존의 대공미사일로는 방어가 불가능하다. 지상 레이더가 충분한 시간 여유를 갖고 포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과 미국이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및 배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호주, 브라질, 프랑스, 독일, 인도, 이란, 이스라엘, 일본, 남북한도 개발중이다.
▲킨잘 작동방식
극초음속 미사일은 기존의 장거리 미사일 꼭대기에 장착해 성층권까지 올라간 뒤 중력을 이용해 빠른 속도로 떨어진다. 동력원이 없는 글라이더 방식과 중력에 의한 가속에 더해 비행거리를 수백 km 늘리는 스크램젯 순항미사일 방식이 있다.
킨잘은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지상 발사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변형해 전투기가 높은 고도에서 발사함으로써 가속을 위한 로켓 연료를 남겨둘 수 있게 만든 것이다.
킨잘은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유사하게 발사 뒤 변칙 기동을 함으로써 요격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이스칸데르 미사일 중에는 표적에 충돌하기 직전 디코이(decoy; 바람잡이)를 발사해 요격하기 어렵게 만든 것도 있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탄두에 폭발물을 680kg까지 장착할 수 있다.
▲기타 특징
러시아는 킨잘의 속도가 마하 10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킨잘은 미그-31 전투기에서 발사된다. 러시아는 거의 1년 전 킨잘을 사용해 우크라이나 지하 무기고를 파괴했다고 처음 밝힌 뒤로 간헐적으로 사용했음을 밝혀왔다.
러시아는 킨잘 외에도 함정발사 순항 미사일인 지르콘 극초음속 미사일도 보유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월 지르콘을 대서양 함대에 실전 배치했다고 밝혔으나 최근까지 시험 발사를 한 적이 없으며 실전에 사용했다고 주장한 적도 없다.
▲킨잘의 위험성
우크라이나는 킨잘을 요격할 무기가 없다. 또 킨잘 때문에 러시아의 9일 미사일 공격의 성공률이 높아져 81기의 미사일이 47곳의 표적을 파괴했다. 과거보다 높은 성공률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순항미사일 대신 탄도미사일을 많이 사용한 것도 성공률이 높아진 요인이라고 밝혔다.
▲킨잘의 한계
킨잘 미사일은 발사 전 표적 정보를 입력한 뒤 발사돼 극초음속으로 비행하기 때문에 사소한 결함만으로도 큰 편차가 생길 수 있다. 9일 키이우를 공격한 킨잘 미사일이 중요 군사 표적이 아닌 자동차에 떨어진 이유다.
또 지구 성층권까지 올라갔다가 떨어지기 때문에 우주에 배치된 정찰 장비에 포착될 수 있다는 것도 약점이다. 그러나 미 당국자들은 기존의 장비들로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포착할 수 없다고 밝힌다.
▲6기를 동시 발사한 이유
우크라이나 군 정보국은 9일 미사일 공격 이전까지 러시아가 보유한 킨잘 미사일을 50기로 평가한다. 10%가 넘는 6기를 9일 사용한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공격 성과를 내기 위해서였을 가능성이 있다. 또 기존 미사일을 변형해 만드는 킨잘이 지르콘에 비해 만들기가 쉽다는 점도 이유가 될 수 있다.
▲전쟁 판도 바꿀 수 있나
가능성이 작다. 공습만으로 전쟁 판도에 결정적 영향을 주기 힘들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지금까지 포격으로 더 큰 피해를 입혀 왔으나 지상 전투는 기본적으로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러시아가 이미 봄 대공세를 시작했으나 병력과 탄약이 부족해 전황에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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