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가계대출 2조7000억↓…역대 최대폭 감소

기사등록 2023/03/09 12:00:00 최종수정 2023/03/09 12:17:47

2월 가계대출 잔액 1050조7000억

주담대 3000억↓·신용 2조4000억↓

주담대 9년1개월 만에 감소

기업대출 증가폭, 역대 3위

수시입출식예금 21조 유입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멈췄지만 은행권의 대출금리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3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410∼6.522% 수준이다. 한 달 전인 2월 3일과 비교하면 하단 금리가 0.280%포인트 상승했다. 신용대출 금리(은행채 1년물 기준·연 5.420∼6.450%)도 한 달 사이 하단이 0.270%포인트, 상단이 0.140%포인트 높아졌다. 사진은 5일 서울 시내 한 은행 외벽에 대출상담 등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3.03.05.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대출금리 인상 등으로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2조7000억원 줄면서 역대 최대폭 감소한 반면, 기업대출은 역대 세 번째로 큰 폭 증가했다. 예금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 등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수시입출식예금이 21조, 은행권 정기예금이 2조4000억 늘었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 2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50조7000억원으로 한 달 전 보다 2조7000억원 줄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전월(-4조7000억원)보다는 감소폭이 축소된 것이지만, 관련 통계 작성 이후 2월 증감액 기준으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2월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모두 줄었다.

주택담보대출은 전월 보다 3000억원 줄어든 798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담대가 감소한 것은 2014년 1월(-3000억원) 이후 9년 1개월래 처음이다.

이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이 2조5000억원 줄었다. 이는 2016년 관련 통계편제 이후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전세자금대출은 지난해 11월 1조원 감소한데 이어 12월 4000억원 감소했고, 올해 1월에도 1조8000억원 감소한 바 있다. 전세수요 부진이 이어가고 있는 영향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만9000호로 전달보다 4000호 늘었고, 전세거래량은 4만4000호로 전달보다 1000호 줄었다.
 
지난달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은 2조4000억원 감소한 250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12월부터 15개월 연속 감소한 것이다. 전달 4조6000억원 감소했던 것과 비교해 감소폭이 축소됐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금리 상승과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 등 강화된 대출규제 영향이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담대는 주택매매와 집단대출 관련 자금 수요가 늘었으나 전세자금 대출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감소로 전환했다"며 "기타대출은 높은 대출금리와 정부의 차주단위 DSR 3단계 시행 등 대출 규제로 감소세가 지속됐으나 전월 연말 상여금 유입 등 계절요인이 해소되면서 감소폭은 축소됐다"고 말했다.
 
반면 기업대출은 역대 세번째로 큰 폭 증가했다. 지난달 기업대출은 전월 말 대비 5조2000억원 증가한 1183조4000억원으로 집계돼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전월(+7조9000억원) 보다는 증가폭이 축소됐다.

대기업 대출은 9000억원 증가한 224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6조6000억원) 보다는 증가폭이 축소됐다. 중소기업대출은 4조3000억원 증가한 959조원으로 집계됐다. 전월(1조3000억원) 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자영업자가 주로 빌리는 개인사업자대출은 1조4000억원 증가한 443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윤 차장은 "대기업은 전월의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상환분 재취급 등 계절요인이 소멸하고, 회사채 발행 확대에 따른 대출 수요 둔화 등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며 "중소기업은 일부 은행들의 대출 확대 노력 등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회사채 발행은 투자수요 호조에 따른 발행여건 개선 등으로 4조3000억원 순발행 하는 등 순발행 규모가 확대됐다. CP·단기사채는 전월 선차환 발행 등의 영향으로 1조7000억원 순상환으로 전환됐다.
 
예금 금리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 자금 유입으로 시중의 자금이 은행으로 다시 몰렸다.

올 2월 기준 예금은행의 수신 잔액은 2220조3000억원으로 전달 보다 22조3000억원 늘면서 3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이 가운데 정기예금이 예금금리 하락 등에 따른 기업·가계 자금인출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 자금이 유입되면서 2조4000억원 늘었다.  수시입출식 예금은 기업 결제성자금 및 기타 금융기관 자금이 유입되면서 21조4000억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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