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기준 만족" vs "밀실행정"…마포 소각장 찬반 '팽팽'

기사등록 2023/03/07 15:07:40 최종수정 2023/03/07 15:32:47

서울시, 소각장 전략 환경영향평가 공청회 개최

주민 대다수 "형평성에 맞지 않아…선정 바꿔야"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마포소각장 추가 백지화투쟁본부와 주민단체 회원들이 7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 리셉션홀에서 서울시 주최로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 전략환경영향평가 공청회가 열리자 경기장 앞에서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2023.03.07.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마포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소각장) 건립에 따른 주민 공청회에서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서울시는 7일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소각장 전략 환경영향평가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번 공청회는 771명 주민들이 공청회를 개최해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해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에 따라 마련됐다.

앞서 시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설명회를 마련했으나 주민들의 극렬한 반발로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고석영 서울시 자원회수시설추진반장은 "서울시 전 자치구를 상대로 후보지 공모를 했으나 나서는 곳이 없어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36곳의 후보지를 검토했다. 후보지는 5개 분야, 28개 항목으로 전 분야에 걸쳐 공평하게 조사해서 상암동으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장하나 연세대학교 교수는 "환경성 조사 결과 오염물질이 주요 환경기준을 만족했다. 대기질, 수질, 토양 모두 만족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하지만 소량이라도 배출하는 것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가 있으니 정확한 안전성에 대한 메커니즘 검증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반면 임삼진 한국환경조사평가원 원장은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을 보니까 기본조차 지키지 않아서 놀랐다. 다이옥신 측정을 하지 않는 것은 주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지 않은 것"이라면서 "밀실행정과 주민참여 배제 속에서 이번 결정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는 정당성 확보가 가능한 입지선정 혹은 주민동의가 가능한 대안제시가 없는 한 공사 강행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7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 리셉션홀에서 서울시 주최로 열린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 전략환경영향평가 공청회에서 이상문 협성대 교수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03.07. kkssmm99@newsis.com
주민 대다수도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원점에서 재검토를 촉구했다. 주민 신종식씨는 "서울시는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형평성과 공정성에 맞지 않게 기존 장소에 추가 설치하고, 또 2035년에 기존 750톤(t)을 폐쇄한다고 하지만 구조상 쓰레기는 증가하는 상황에서 그때 폐쇄가 가능할 지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에 고 반장은 "2035년에 750t 시설은 철거하겠다고 오세훈 시장도 여러 차례 말했는데 의문을 가진다고 하니 난감하다"며 "필요하다면 주민들과 합의서 작성을 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최은하 마포구의원은 "상암동 주민들은 소각장에서 300m가 떨어졌다는 이유로 건강검진도 못 받았다. 또 철거하겠다는 합의서를 작성하겠다는데 인근에 있는 난지물재생센터도 서울시에서 지하화 하겠다고 20년 동안 약속했으나 지키지 않고 있다. 종이 한 장으로 어떻게 믿을 수 있나. 다른 자치구에 입지선정이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상암동에 거주하는 또 다른 주민은 "이미 상암으로 정해놓고 끼워 맞추기 식으로 행정을 하고 있다. 입지선정위원회 회의 기록이나 녹취록이 없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며 "행정을 위한 행정을 하지 말아 달라. 투명하게 진행하라"고 지적했다.

고 반장은 "법에 따르면 자원회수시설 300m 이내 주민만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돼 있다"면서도 "서울시 자체적으로 하는 건 한계가 있기 때문에 법을 개정하거나 환경부에 건의하는 식의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가 열리기 전 월드컵경기장 앞에 주민 수백여 명이 모여 집회를 열고, 소각장 설치 반대를 촉구했다. 이에 경찰들도 주민 항의에 대비해 곳곳에 배치됐지만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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