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친구 수년간 성폭행 혐의 50대 재판서 "경찰 수사 미흡" 주장

기사등록 2023/03/06 16:10:18 최종수정 2023/03/06 16:19:37

피고인 측 변호인, 타임라인 나온 장소 번지수 다른 것 경찰이 확인 안해

피해자 주장하는 사무실 내부 확인도 거치지 않아

증인으로 출석한 경찰관들 "충분히 피해자 진술 신빙성 있고 현장 검증 통해 확인"

대전고등법원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김도현 기자 = 자기 자녀의 친구인 여학생을 수년 동안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의 변호인이 경찰 수사 당시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최석진)는 6일 오후 미성년자 유인, 강간, 성폭력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촬영) 등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5)씨에 대한 6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는 사건 접수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 2명과 피해자 B씨 측 법무법인의 법무이사가 출석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증인으로 출석한 경찰 2명에 대한 증인 신문 과정에서 B씨의 타임라인에 기록돼 있으며 피해 장소로 특정된 대전의 한 아파트의 1동과 2동의 번지수가 다른 것을 경찰이 확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증인은 “해당 아파트 1동과 2동의 번지수가 다르다는 사실은 확인하지 않았다”라며 “피해자가 제출한 타임라인에는 상가가 적혀있지는 않았으나 현장 검증을 통해 피해 장소로 상가를 정확히 지목했기 때문에 피해 장소로 특정한 것이다”라고 답했다.

특히 A씨의 타임라인에는 해당 아파트가 나와 있지 않은 것에 대해 증인은 “A씨 타임라인에 해당 아파트가 나와 있지는 않지만 피해 장소로 지목된 상가 옆 벽 하나를 두고 있는 고등학교가 나와 있다”라며 “GPS 위치와 관련해 같은 장소에 있더라도 정확한 지점까지는 다를 수 있고 오차가 있을 수 있고 피해자 진술 보강과 주변 현장검증을 통해 피해 장소를 특정했다”라고 덧붙였다.

또 A씨 측 변호인은 다른 아파트 인근에서 A씨가 대형 차량 사이에 주차한 뒤 범행을 저질렀는 피해자 주장에 대해 해당 길가에는 주차된 차량이 없다고 말하며 포털사이트에 나온 로드뷰를 제시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다른 경찰관은 “현장 검증했을 때 길가에 대형 차량은 모르겠으나 택시나 일반 차량이 불법 주차한 사실은 똑똑히 기억한다”라며 “제가 직접 현장 검증 당시 촬영한 사진을 보면 전부 도로가에 있으며 정차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반박했다.

다만 A씨가 운영했던 사무실을 방문했으나 문이 잠겨있어 실내는 확인하지 못 했고 사무실 내부에서 소리를 지를 경우 밖에서 들리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당시 증인이 촬영한 사진을 본 뒤 해당 차량들은 길가에 세워놓은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이후 A씨 측 변호인은 검찰이 B씨가 A씨로부터 받은 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지출내역과 대학 진학 후에도 대전에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왕래 내역 및 산부인과 등 병원 진료 내역을 제출해 구체적으로 범행을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해당 자료의 경우 A씨 측 변호인 주장 증거이기 때문에 사실조회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확인 절차를 거친 후 제출할 증거가 있으면 추가로 제출하겠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오는 23일 오후 3시 A씨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거친 뒤 결심공판을 진행한다.

한편 A씨는 지난 2017년 3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자녀의 친구이며 자신이 운영하던 학교 통학승합차를 이용했던 B씨를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17세였던 B씨가 대학 입시 문제로 고민하자 A씨는 자신이 아는 교수를 소개해 주겠다며 자신의 사무실로 데려가 나체 사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B씨의 나체를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당 사실을 경찰에 신고할 경우 가족과 친구들에게 나체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사무실과 승합차 안 등지에서 수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도 받고 있다.

성인이 돼 타지로 대학에 진학한 B씨는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신고하지 않다가 지난해 2월 4일 A씨로부터 과거에 촬영한 나체 사진을 전송받자 고소를 결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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