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나를 보네"…AI기술로 부활한 프리다 칼로

기사등록 2023/03/04 10:30:00

'프리다칼로 사진전'에서 'AI 칼로' 공개, 관람객들과 눈 인사

이스트소프트-게티이미지 협력해 AI 버추얼 휴먼 기술로 구현

프리다 칼로 사진전/사진=송혜리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칼로의 눈이 깜빡였다. 까만 두 눈동자가 동그랗게 굴러가 먼 곳을 응시하는가 싶더니, 이내 관람객들과 눈을 맞추며 눈을 깜빡였다. 비디오 영상이 아니었다."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10층 문화홀에서 열리고 있는 '프리다 칼로 사진전'에서 만난 멕시코 국보급 화가 프리다 칼로의 모습이다.

이미 영면에 든 칼로를 두고 무슨 이야기를 하느냐 하겠지만 실제 그는 그림처럼 앉아 액자 너머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인공지능(AI) 전문기업 이스트소프트가 AI로 그를 다시 불러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기자가 직접 AI 기술로 돌아온 칼로를 만나고 왔다. 

◆화려한 꽃송이 이면에 절망과 고통이

삼일절 오후, 프리다 칼로 사진전은 생각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전시장이 백화점에 위치하다 보니 쇼핑을 나온 어머니와 딸이 함께 관람을 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칼로 그림 특유의 화려한 색감과 탐스러운 꽃송이들이 드리워진 미디어 아트 앞에서 연신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경계없이 일자로 자라난 검은 눈썹, 한올 흐트러짐 없이 틀어올린 머리카락을 장식한 알록달록한 꽃들. 전시공간 한 벽면을 가득 채운 화려한 그의 자화상과는 어울리지 않게, 프리다 칼로에겐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 화가' '절망에서 피어난 천재화가'란 수식어가 붙는다.

전시에선 6살에는 소아마비, 18살에 전차 사고로 왼쪽 다리가 산산조각 나고 철근이 골반을 관통하는 부상을 입은 그에게 그림이 어떤 존재였는지, 남편의 외도와 유산이 작가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사진·미디어 아트 147점을 통해 보여 주고 있다.   

그동안 칼로의 그림 전시회는 국내에서도 크고 작은 규모로 있어왔지만, 그의 탄생부터 죽음까지를 담은 오리지널 사진전은 국내에서 처음 열렸다.
프리다 칼로 사진전에 전시된 'AI 칼로' *재판매 및 DB 금지


◆이스트소프트 AI휴먼 기술 집약…눈 인사 하는 칼로

하얀 프릴 블라우스를 입고 손에 담배를 든 채, 의자에 반쯤 걸터앉아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는 프리다칼로의 사진 앞에 섰다. 어딘가 공허함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마치 이쪽 전시장 사람들을 관찰하고 있는 것 같은 눈빛이다.

"깜빡"

그때, 칼로의 눈이 깜빡였다. 먼 곳을 응시하는가 싶더니 관람자들과 눈을 맞추며 눈 인사를 하듯이 깜빡였다. 마치 칼로가 살아있을 때 촬영한 듯했다.   

이스트소프트는 지난해 11월 콘텐츠 전문기업 게티이미지코리아와 AI 기술을 활용한 이미지 생성·판매, 신규 사업 추진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는 국내 최대 규모인 2억1000만개 이상의 콘텐츠를 유통하고 있다.

이들의 첫 번째 합작품이 바로 'AI 칼로'다. 이스트소프트는 이를 통해 '영원한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AI 칼로' 구현에는 이스트소프트의 'AI 버추얼 휴먼'기술이 투입됐다. AI가 칼로 사진에서 인물 정보를 분석하고, 학습한 뒤 원본 이미지에 존재하지 않는 세세한 표정과 움직임을 추론해 영상으로 생성해냈다.

인물 탐지 기술인 페이스 디텍션(Face detection)으로 사진에 있는 얼굴을 찾고, 모션 리타게팅(Motion-retargeting) 기술을 통해 얼굴이나 주위에 있는 배경들을 자연스럽게 움직이도록 생성했다. 이후 해상도를 높이는 슈퍼 레졸루션(Super-resolution)으로 완성도와 해상도를 높였다.
프리다 칼로 사진전/사진=송혜리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AI 이미지' 사업 본격화…글로벌 시장 공략

이스트소프트는 ▲AI 버추얼 휴먼 제작 및 운영 서비스 'AI 스튜디오 페르소' ▲AI 안경 가상피팅 커머스 '라운즈'에 이어 신사업 'AI 이미지' 사업도 구체화하게 됐다.

이번 프리다 칼로 전시를 시작으로 게티이미지코리아가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한 '마릴린 먼로' '빈센트 반 고흐' '알버트 아인슈타인' 등 유명인사의 사진이나 작품을 활용한 AI 미디어 아트를 국내·외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양사는 AI 기술로 만든 이미지를 글로벌 시장에 판매할 계획이다. 이스트소프트의 딥러닝 AI 기술로 이미지를 생성하고, 해당 이미지를 게티이미지코리아가 보유한 유통망을 활용해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 판매한다. 앞서 이스트소프트는  AI 이미지 생성 기술인 'AI 페르소나'를 활용, 게티이미지코리아에서 제공한 인물 이미지에서 얼굴, 화장, 의상 등을 새롭게 바꾼 이미지를 단기간에 생성해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스트소프트 관계자는 "AI 기술을 활용해 일상생활 속 편의와 감동을 전하는 것을 모토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전시는 회사 사업 철학과 일치하며, 향후 글로벌 IP와의 결합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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