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원 "스벅, 직원감시·불법해고 등 기본권 침해" 판결

기사등록 2023/03/02 18:30:32

"노조 결성 움직임에 감시 늘리는 등 위법행위 저질러"

[버펄로=AP/뉴시스]지난 2021년 12월9일 뉴욕 버펄로에서 스타벅스 직원들과 지지자들이 노조 결성 투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2023.03.02.
[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유명 커피체인 스타벅스가 미국에서 직원들을 불법 해고하고 노동조합 결성 관련 움직임을 감시하는 등 노동자 기본권을 광범위하게 침해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마이클 로서스 미국 노동관계위원회(NLRB) 판사가 최근 이런 취지로 스타벅스에 해고 노동자 복직 및 폐점한 지점 재개방을 명령했다.

NLRB는 미국 노동법과 부당노동행위 등을 다루는 미국 정부의 독립 기관이다. 이 사건은 버펄로 지역 스타벅스 21개 매장에서 제기한 35건의 부당노동행위 신고를 병합 평가한 것이다.

미국 스타벅스에서는 지난 2021년부터 사측의 무노조 경영 방침을 두고 강한 비판이 일었다. 뉴욕 버펄로 소재 한 매장에서 처음으로 노조 결성 표결이 이뤄졌으며, 이후 수백 곳의 매장에서 노조 설립이 추진됐다.

보도에 따르면 로서스 판사는 스타벅스가 버펄로 지역에서 노조 결성 움직임이 이뤄지던 기간 수차례에 걸쳐 '악랄하고 광범위한 위법 행위(egregious and widespread misconduct)'를 저질렀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스타벅스가 이 지역 지점 직원들을 상대로 감시를 늘리거나 복장 규정을 더 강화하고, 노조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혜택을 늘리겠다고 회유한 정황 등이 발견됐다고 한다.

아울러 노조 배지를 착용한 직원들의 사진을 찍거나, 직원들 간 임금과 관련해 대화하지 못하도록 금지한 정황 등도 파악됐다. 로서스 판사는 이들을 불법 행동으로 보고 중단을 명했다.

그는 명령문에서 스타벅스가 이들 행위를 통해 직원들의 기본권을 무시했다고 봤다. 아울러 미국 전역 스타벅스 지점에 사측이 노동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직원 통지 형식으로 게재하도록 했다.

스타벅스는 이날 결정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해고된 직원들의 경우 노조 활동이 아니라 사내 정책을 위반한 게 해고 이유였다는 설명이다. 반면 노조 지지자들은 명령이 향후 노조 결성 움직임에 힘을 실으리라고 본다.

스타벅스는 현재 항소를 포함해 추가적인 법적 절차를 취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과에 불복할 경우 오는 28일까지 항소를 제기해야 한다.

친노조 성향이자 미국 상원 노동위원회를 이끄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날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를 위원회에 불러 노조와 관련해 증언하도록 표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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