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매출' 로켓 단 쿠팡…'김범석 매직' 올해 연간흑자 이룰까

기사등록 2023/03/01 10:56:10 최종수정 2023/03/01 12:11:22

작년 사상최대 연매출 26조 올린 쿠팡…이마트 온·오프 매출(20조) 넘어서

활성 고객수, 객단가 지속 상승세...상품군 확대해 충성 와우 회원 늘릴 계획

김범석 의장 "성장 잠재력 충분…통제된 투자 통해 지속가능 가치 실현"

[서울=뉴시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사진=쿠팡)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쿠팡의 국내 유통시장 점유율은 아직 한 자릿수에 불과한 만큼 사업의 성장 잠재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항상 그래왔듯 '쿠팡 없이 그동안 어떻게 살았을까' 생각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통제된 투자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가치를 실현하겠습니다."(김범석 쿠팡Inc 의장)

쿠팡이 수익성과 성장성을 모두 챙기며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26조원 이상의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린 데 이어 3~4분기 2개 분기 연속 영업 흑자를 이어가며 연간 영업손실 규모를 1000억원대로 줄였다. 올해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하며 '김범석 매직'을 이어갈 지 주목되는 이유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준 높은 고객 경험을 만들 때까지 공격적이고 계획적인 투자를 이어 가겠다"던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의 뚝심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 만큼, 김 의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전통의 韓유통대기업 매출 제친 쿠팡..."운영효율화·고객충성도 높여"
2010년 소셜커머스로 사업을 시작한 쿠팡은 2014년 직매입 모델인 로켓배송을 시작해 대규모 공격적 투자를 단행했고 적자 규모도 수조원으로 불어났다. 수조원 적자에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던 김 의장의 뚝심이 지난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져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쿠팡이 1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 성장한 26조5917억원(205억8261만 달러·연 환율 1291.95원 적용)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영업적자는 1447억원(1억1201만달러)으로, 전년(1조7097억원) 대비 10분의 1 이하로 줄었다.

쿠팡이 사상 최고 성적표를 받은 것은 지난 3분기에 이어 4분기까지 영업이익 흑자를 이어간 영향이 컸다. 쿠팡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7조2404억원(53억2677만달러·분기 환율 1359.26원)으로 첫 분기 매출 7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도 1133억원(8340만 달러)으로 지난 3분기 1037억원(7742만 달러)에 이어 2분기 연속 1000억원대 이익을 냈다.

대구 첨단물류센터 소팅봇 (제공 = 쿠팡) 2023.02.07. *재판매 및 DB 금지
이로써 쿠팡은 202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전통의 유통 강호 이마트의 온·오프라인 채널 매출을 넘어서 유통업계 최강자로 우뚝 섰다.

지난해 이마트의 별도 기준 매출은 16조9020억원을 기록했고, 연결 기준으로 온라인몰 SSG닷컴(1조7447억원)과 G마켓(1조3185억원) 매출을 합쳐도 약 20조원이었다. 롯데쇼핑은 작년 매출액이 15조4760억원이었다.

김 의장은 이번 실적 개선과 관련해 기술 인프라와 공급망 최적화, 자동화를 포함한 프로세스 개선 등의 운영 효율화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쿠팡에서 자동화가 가장 많이 이뤄진 풀필먼트센터는 나머지 네트워크(물류센터 등) 대비 2배의 효율성을 보여준다"며 "자동화 수준을 높여 효율성을 증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지난 수년간 투자의 상당 부분을 최상의 고객 경험 구축과 운영 효율 극대화에 집중해 왔다. 그 결과 서비스·가격·상품군 등 3가지 요인을 모두 충족시켰고 고객 충성도를 높여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실제 쿠팡의 활성고객(제품을 한 번이라고 산 고객)과 1인당 고객 매출은 계속 오름세다. 지난해 활성 고객수는 1811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했고, 고객 매출은 4% 증가한 40만원(294달러)을 기록했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 유료 회원 수는 전년도 900만명에서 200만명 증가한 1100만명으로 집계돼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섰다.

아울러 신사업인 쿠팡이츠·쿠팡페이·쿠팡플레이·해외사업에 대한 투자도 지속한다. 쿠팡에 따르면 신사업 매출은 8113억원(6억2802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성장했다. 신사업의 연간 조정 에비타는 2901억원(2억2462만달러) 손실로, 전년과 비교해 손실 규모를 42% 줄였다.
대구 풀필먼트 센터 (제공 = 쿠팡) *재판매 및 DB 금지
◆쿠팡, 韓유통시장 점유율 아직 '한자릿수'..."상품군 확대로 와우멤버십 회원↑"
지난해 26조원의 연매출을 올려 국내 이커머스 최강자로 우뚝 선 쿠팡이지만, 국내 유통 시장 점유율은 아직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통시장은 602조원(4660억달러) 규모로, 이 가운데 쿠팡의 매출 비중은 4.4%에 그친다. 유로모니터는 국내 유통시장이 2026년까지 700조원이 넘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김 의장은 "대부분의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 시장은 여전히 가격도 높고 상품도 제한적"이라며 "고객에게 더 다양한 상품군, 더 낮은 가격, 특별한 서비스를 만들면 향후 수년간 유통시장에서 상당히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쿠팡은 와우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은 2000만 명 이상의 온라인 구매 고객에 주목한다. 올해 이들을 겨냥한 상품군 확대를 통해 고객에게 더욱 차별화한 서비스와 가격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의장의 경영 구상대로 사업이 확장한다면 올해 첫 연간 흑자 전환도 노려볼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도 쿠팡의 미래 전망성에 대한 평가는 우호적이다.

영국계 초대형 IB(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최근 '쿠팡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는 의견과 함께 목표 주가를 리포트 발간 당시 주가보다 10달러 가량 높은 24.25달러로 제시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지난해 4분기에 쿠팡 주식 704만주를 추가로 대거 사들인 것도 '쿠팡 낙관론'에 힘을 싣는다는 평가다.

김 의장은 "쿠팡이 제공하는 20개가 넘는 카테고리 중 9개 이상에 대한 구매 이력이 있는 활성 고객은 현재 20% 수준인데 이들의 구매 금액은 평균 고객보다 2.5배 많다"며 "현재 로켓배송 상품은 수백만 개에 달하지만, 상품군 확대는 여전히 초기 단계로, 로켓배송 서비스에 더욱 폭 넓은 상품군을 제공한다면 카테고리 내 및 전반에 대한 고객 참여는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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