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병사에 "구해줘 고맙다"며 감사 인사
우크라 이웃들 "충격과 혐오감 느꼈다"
앞서 모스크바에서 규모가 가장 큰 축구경기장인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는 지난 22일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애국심을 고취하는 콘서트가 개최됐다. 이 행사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공연을 관람하고 연설을 했다.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검은 머리의 안나 나우멘코(15)가 자신을 구해준 유리 가가린이라는 군인에게 감사를 표하는 장면이었다.
동생의 손을 잡고 무대에 오른 안나는 "나와 내 여동생 그리고 마리우폴의 아이들 수십만명을 구해준 유리 삼촌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안나의 여동생 카롤리나는 군중의 환호성에 놀라 귀를 막기도 했다.
그러나 자매의 어머니는 지난해 4월 러시아군의 마리우폴 공습 때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마리우폴에 머물던 안나의 가족은 러시아군의 공습을 피해 대피소를 전전하며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렸고 안나의 어머니가 잠시 외출했다가 포탄 파편에 맞에 사망했다는 것.
이런 사정을 아는 마리우풀의 옛 이웃들은 콘서트 장면을 보고 "충격과 혐오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이웃은 또 다른 아이를 가리키며 "콘서트에는 같은 마을에 살던 코스티아도 보였다"며 "우리는 같은 건물에 살았고, 전쟁의 첫 달을 같은 피난처에서 보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아는 코스티아 부모들은 친 러 성향은 아니었고 전쟁과 관련된 이야기를 한 적도 없다"며 "아이들이 금전적인 이유나 다를 동기로 무대에 오른 것 같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도시가 잿더미가 될 때까지 마리우폴에 대한 공습을 중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은 민간인 대피소로 사용됐던 극장도 공습해 어린이를 포함해 수백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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