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노란봉투법?…대기업 긴장하는 '횡재세' 대상 확대 논의

기사등록 2023/02/20 14:32:17 최종수정 2023/02/20 16:29:46

양경숙 의원 등 모든 대기업에 횡재세 부과하는 개정안 발의

노란봉투법 이어 횡재세 전면 도입 경우 기업 경영 차질 우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 2023.02.08.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정치권에서 기업의 초과소득세 일명 '횡재세' 도입을 위한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재계가 긴장하고 있다.

20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인세법 개정안은 횡재세를 일정 규모 이상의 모든 대기업에게 횡재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횡재세는 대외환경 변화로 기업이 얻은 막대한 초과이익에 대해 추가로 징수하는 세금이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유가 상승에 따라 정유사가 얻은 이익, 금리인상으로 은행이 거둔 이익이 이에 해당한다고 보고 횡재세와 관련한 법인세법 개정안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석유정제업자,액화석유가스 집단 공급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안, 석유 정제업자와 은행(한국 수출입은행, 한국산업 은행제외)을 대상으로 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안이 있었으나 양경숙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업종 상관없이 과세표준이 3000억원을 초과하는 내국법인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

양 의원 등 의원 10인은 영국 등 유럽에서 전기·가스업체를 대상으로 25%의 횡재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것을 예시로 들며 우리나라에서도 일정 규모 이상의 대기업은 해당 사업연도의 소득금액이 일정 수준을 넘어섰을 경우 그 초과소득에 대하여 별도의 법인세율을 부과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양 의원 등은 법인에 대한 초과소득세를 신설해 과세표준이 3000억원을 초과하는 대기업의 해당 사업연도의 총소득금액이 해당 사업연도 직전 3개 사업연도의 평균소득금액의 20% 이상 초과할 경우 그 초과분에 대해서 20%의 법인세를 추가 부과해야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재계에서는 노조의 파업으로 발생한 손실에 대한 사측의 손해배상을 제한하는 노란봉투법 통과에 따른 현장 우려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횡재세까지 통과하면 기업 경영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상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정책팀장은 "기업의 초과이익 발생이 일시적 외부환경 변화 때문인지, 기업의 노력 때문인지를 정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데다 (해당 법안이 통과하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이미 기업의 이익에 대해 법인세를 납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초과이익에 대한 추과 과세는 이중과세소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도 해당 법안이 시행되면 연구·개발(R&D)투자, 경영효율화 등 이윤 극대화를 위한 기업의 노력을 저해하고 기업 경쟁력까지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양경숙 의원안은 2025년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한다는 입장인데 횡재세 부과 기준이 될 수 있는 최근 3개년은 기업들이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라며 "이보다 경영 활동이 나아졌다고 해서 기업의 초과 이윤에 대한 추가 과세를 한다면 기업의 투자활동 위축과 경쟁력 악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해외 주요국에서도 다음과 같이 초과이득세를 도입하거나 관련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나 국내와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도 나왔다.

영국의 경우 석유 및 가스 회사에 대해서만 횡재세를 도입해 유가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면 단계적으로 폐지할 예정이다.

이탈리아도 에너지 기업에 한해 세금을 일회적으로 인상하되 걷힌 세금은 에너지가 상승으로 타격을 입은 소비자와 기업을 위한 지원 패키지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현재 논의 중인 석유정제업자나 금융기업이 아닌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한 횡재세 법안 도입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실제 양 의원 등 10인이 발의한 법인세법 일부 개정법률안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심사 중인데 이를 검토한 보고서 역시 해당 법안에 대해서는 과세 기준과 실효성에 대해 다소 부정적이다.

김경호 기재위 전문위원은 "초과이익세를 부과하는 영국·이탈리아나 현재 논의 중인 미국·EU에서도 과세대상은 에너지 기업에 한정하고 있다"면서 "초과소득이 특수한 상황으로 인한 과도한 이익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납세의무가 발생할 경우 사실상 3000억원 초과 구간의 과세표준을 새롭게 신설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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