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혜은 인천성모병원 교수 "유전성 신장병, 비관 말고 적극 치료"

기사등록 2023/02/17 10:01:38

만성 콩팥병 원인 질환 중 하나

환자 자각 어려워 건강검진 중 발견 다수

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장질환, 자녀 유전 확률 50%

예방법 없어 조기진단 중요…가족력 있으면 관리 필요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만성 콩팥병(말기신부전)은 여러가지 원인 질환으로 인해 신장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몸의 노폐물을 제거하지 못하고 수분과 전해질 조절이 적절하게 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만성 콩팥병 환자는 2021년 27만7252명으로 2016년 18만9691명에서 5년간 46.2%(8만7561명) 늘었다. 특히 최근 연평균 2만명 가까이 늘면서 발생 빈도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유전성 신장병, 종류·초기 증상 다양

유전성 신장병은 유전자의 변이로 인해 신장병이 발생하는 희귀난치질환으로, 만성 콩팥병의 원인 질환 중 하나다.

신장에 물혹이 생겨 기능이 저하되는 '다낭성 신장질환'을 비롯해 칼륨이라는 전해질이 주기적으로 갑자기 감소해 마비 증상이 일어나는 '저칼륨성 주기성 마비증', 저칼륨혈증이 평생 지속하는 '지텔만 증후군', 다뇨를 일으키는 '신장성 요붕증', 혈뇨 외에도 난청이나 각막 이상을 동반하는 '알포트 증후군' 등이 대표적이다.

윤혜은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유전성 신장병은 다양한 종류만큼 초기 증상 역시 다양하다"면서 "혈뇨, 단백뇨, 혹은 신장 초음파에서 이상 소견이 있거나 혈액검사에서 신장의 기능 저하가 발견돼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소견들은 환자가 자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건강검진이나 다른 이유로 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보통 알게 된다"고 전했다.

◆다낭성 신장질환, 20대 이후 발병…증상 잘 몰라

다낭성 신장질환의 유전방식은 상염색체 우성과 상염색체 열성 두가지가 있는데, 상염색체 우성인 경우가 더 흔하다. 상염색체 우성인 경우 세대를 건너뛰지 않고 자녀에게 바로 50% 확률로 유전된다.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장질환은 신장 유전성 질환 중 가장 흔한 병으로, 전 세계적으로 400~1000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

특히 양쪽 신장에 다수의 낭종이 발생하는 '다낭성 신장질환'은 신장 실질이 낭종으로 가득 차면서 고혈압과 신장 기능 저하가 생기고 결석이나 혈뇨, 요로감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 간낭종이 생기거나 뇌동맥류, 대장 게실(憩室)이 나타날 수 있다.

[인천=뉴시스] 윤혜은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

보통 20대 이후부터 발병하지만 낭종의 개수가 적고 크기도 작아 증상을 잘 느끼지 못하다가 30대 이상부터 낭종이 커지면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낭종이 많이 커질 때까지 검사하지 않으면 모르기 때문에 40~50대 사이에 신장 기능이 10% 이하로 감소한 상태에서 발견돼 바로 투석을 받기도 한다.

윤혜은 교수는 "유전성 신장병은 유전자 변이가 다양하기 때문에 질환의 양상이 다양하고 치료법 역시 다르다"며 "다낭성 신장질환의 경우 낭종의 크기 증가를 지연시키는 약제를 사용함으로써 투석 받는 시기를 늦출 수 있고 단백뇨나 고혈압, 전해질 이상 등도 약물을 통해 치료한다"고 설명했다.

◆아직 예방법 없어…조기진단 중요

유전성 신장병을 예방할 방법은 아직 따로 없다. 유전자 변이를 막기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가족력이 있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진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다낭성 신장질환은 적응증에 해당되면 낭종 크기 증가를 지연시키는 약제를 복용해 만성 콩팥병으로 진행하는 속도를 늦출 수 있기 때문에 신장내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필요하다.

윤혜은 교수는 "유전성 신장병은 발병 빈도가 낮아 경험이 많은 의료진이 가족력과 임상 소견을 통해 필요한 검사를 하면서 진단한다"면서 "질환별로 나타나는 증상과 예후가 달라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전 질환이라고 비관하지 말고 치료와 유전 상담을 통해 신장 기능을 보존하고 합병증을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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