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도시계획조례 개정안 상정되나…주민 반발 여전

기사등록 2023/02/16 17:41:36

도의회, 16일 도민의견 수렴 위한 2차 토론회 개최

해발 300m 이상 주민 "형평성 어긋나" 반발 쏟아져

토론회 패널들도 "'도민 갈등' 불러일으킬 우려있다"

[제주=뉴시스] 송창권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위원장이 16일 오후 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주도 도시계획조례 개정안 도민의견 수렴 2차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2022.02.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제주지역 내 해발 300m 이상 지역에서 공동주택과 숙박시설 건축을 제한하고, 하수처리구역 외에서 개인오수처리시설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면서 도의회 상정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16일 제주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제주도 도시계획조례 개정안 도민의견 수렴 2차 토론회'를 열었다.

해당 개정안은 하수처리구역 외 지역에서 개인오수처리시설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또 해발 300m 이상 지역에선 공동주택과 숙박시설을 짓지 못하도록 하고, 2층 이하 건축 시 150㎡ 이하로 크기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인오수처리시설을 허용하면 지하수 오염과 난개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제주도는 이를 막기 위해 해발 300m 이상 지역에서 건축을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도는 개정 이유로 하수처리구역 외에서 공공하수도를 연결하는 것이 하수도법에 위배되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애초 지난 2017년 개정 당시 하수처리구역 외에서 공공하수도를 연결하는 내용을 포함한 것 자체가 행정의 잘못인데, 이제 와서 그 책임을 해발 300m 이상 거주 주민들이 떠안게 됐다는 반발이 쏟아졌다.

이 때문에 개정안을 심사해야 하는 도의회의 고심도 깊어졌다. 환경도시위원회는 지난달 18일 1차 토론회에 이어 이날 2차 토론회까지 진행하면서 나온 의견들을 종합해 논의한 뒤 상정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송창권 환경도시위원회 위원장은 "환경도시위원회에서 이 안건을 상정해서 다룰 것인지를 소속 위원들과 전문위원실과 함께 논의할 것"이라며 "상정을 안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또 다른 논란이 된다.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 등을 잘 정리해서 가부 간의 결론을 내리고 그런 부분들을 도민들께 알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행정이 잘못해 하수처리장 포화…"사과 먼저 해야"

토론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행정의 잘못된 정책' '형평성' '재산권 침해' 등을 거론하며 반발했다.

제주시 오라동 주민 강모씨는 조례 개정 취지 자체가 잘못된 행정 처리 때문이며 이로 인해 하수처리 용량 포화 상태까지 이르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주=뉴시스] 16일 오후 제주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제주도 도시계획조례 개정안 도민의견 수렴 2차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2023.02.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강씨는 "지난 2017년 개정 이후 하수도법에 위배된 채로 하수처리구역 외에서도 (공공하수도) 연결을 그동안 해 온 것"이라며 "그로 인해 하수처리장이 과부하 된 것이다. 갑자기 도민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연결하지 말아야 할 하수처리구역 외까지 다 하수처리장으로 보냈기 때문에 이 사달이 난 것"이라며 "이번 개정안을 말하기 전에 행정에서 이 사태에 대한 사과를 하는 게 먼저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난개발 방지라는 개정 목적에는 동의하면서도 해발 300m 이상 지역의 주민들만 희생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제주시 조천읍 와흘리 주민 박모씨는 "하수처리장 포화 상태의 주범이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해발 300m 이상 주민들이 난개발을 했느냐"며 "해발 300m 이상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무슨 잘못을 했다고 2층 이하 건물만 지어야 되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박씨는 해발 300m 이상에선 현재도 여러 가지 법과 제도로 개발에 제한이 있는 상태인데도 이번 개정안이 해당 지역에만 규제를 더 강화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도 이어갔다.

◇모호한 기준…"도민 갈등 불러일으킬 수도"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도 사이에서도 개정안에 담긴 기준이 도민 갈등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홍영표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는 "중산간이라고 하면 해발 200m에서 600m 사이를 말하는데 그 기준도 아니고 어떻게 300m라고 정한 건지 의문"이라며 "이런 것들을 애매하게 담아내는 사이 원칙도 무너지고 형평성도 무너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진영 제주연구원 연구위원은 "300m 이상 지역이라고 하는 게 좀 애매하다. 고도의 차이에 따라 제주시와 서귀포시 동지역에서 300m 이상 올라간 지역이 있는데 그러면 그 지역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부분에서 다시 검토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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