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기계 잘 다루고 여성은 공감능력 뛰어나다? "삑! 편견입니다"

기사등록 2023/02/16 07:00:00 최종수정 2023/02/16 07:37:09
[서울=뉴시스] 편견 없는 뇌 (사진=다산사이언스 제공) 2023.02.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남성은 기계를 잘 다루고 여자는 공감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진짜 남성과 여성의 뇌는 다르게 작동할까?

'편견 없는 뇌'(다산사이언스)는 이러한 구분이 '편견에 빠진 뇌과학'이라고 주장한다.

저자인 영국의 뇌과학자 지나 리폰은 "18세기 뇌에 관한 연구는 숨겨진 이치와 원리를 밝히는 다른 과학 분야와 달리 남자가 여자보다 우월하다는 고정관념과 아집을 증명하기 위해서 수행됐다"고 책을 통해 말한다.

리폰은 두개학과 호르몬 연구, 심리학, 뇌영상 기술에 이르기까지 기존 연구의 문제점을 파헤쳐 인간의 뇌가 어느 한쪽만 우월하거나 특정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혀낸다. 뇌과학의 오랜 역사 속에서 우리 안의 편견이 되어버린 지식을 뒤집는 시도다.

18세기 태동한 뇌과학은 '남자는 남자답게 여자는 여자답게'를 목표로 두고 연구가 이뤄졌다. 저자는 이로 인해 우리 뇌에 자리한 가소성(쓰면 쓸수록 성장하는 뇌의 특징)보다는 타고난 선천성과 생물학적 요소에 집중해 마치 운명처럼 태어날 때 역할이 정해진 사회 속에 살아가게 됐다고 말한다.

리폰은 다양한 분야의 연구들이 겉으로 보기엔 타당한 것처럼 보이지만 연구의 허점이 있다고 폭로다.

뇌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 뛰어나다는 두개학 이론엔 고래가 사람보다 뛰어나지 않다고 반박한다. 성호르몬에 따라 성격이나 행동양식이 정해진다는 호르몬 연구에 대해서는 모든 가정이 간접적인 동물 실험에서 비롯돼 있어 인간을 대변하기 어려운 점을 짚어낸다. 성별에 따라 특정 뇌의 활성화가 다르다는 뇌영상 역시도 성별에 상관없이 각자의 성향에 따라 뇌가 활성화된다고 강조한다.

지나 리폰은 뇌를 구분하는 게 성이 되어선 안 된다고 말한다. 성이라고 하는 차이는 후천적인 성장에 의해서 극복할 수 있으며 어떤 환경에 놓여 있는지가 그 사람이 어떤 방향으로,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성으로 나누는 구분이 인간이 가진 가능성이란 놀라운 능력을 저해하는 것"이라며 차이에만 집중한 나머지 놓치고 있는 뇌의 관한 특별한 이야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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