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후 한달 내내 유료 티켓판매율 1위 석권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뮤지컬 '베토벤; Beethoven Secret'이 뮤지컬 애호가들의 '회전문 관람'을 이끌어내며 유료 티켓 판매수 1위를 석권 중이다.
14일 EMK뮤지컬컴퍼니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개막한 베토벤은 개막 후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유료 티켓판매수 1위를 석권,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뮤지컬 베토벤은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베토벤의 유품 중 발견된 불멸의 연인에게 쓴 편지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1810년부터 1812년을 배경으로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청력 상실의 위기를 맞은 40대의 베토벤이 안토니 브렌타노를 만나며 모든 경계와 제약에서 벗어나 내면에서 끌어올린 음악을 만들어내는 '인간 베토벤'의 모습을 담았다.
베토벤의 기악곡을 뮤지컬 넘버로 재해석한 뮤지컬 '베토벤'은 과감한 시도에 현대적 감각을 첨가했다. 신선하고 파격적인 연출과 현대와 고전을 아우르는 독특한 미감도 관객들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다.
EMK는 뮤지컬 '베토벤'의 재관람 요인으로 들을수록 더욱 귀에 맴도는 음악과 서사, 모든 것을 상징적으로 담아낸 무대, 베토벤 역의 박효신·박은태·카이를 비롯한 전 배우의 열연을 꼽았다.
'인간 베토벤'의 불멸의 사랑, 환희와 절망까지 모두 담아낸 뮤지컬 '베토벤'에는 그가 모든 것을 쏟아 넣어 작곡한 명곡이 뮤지컬적 어법으로 재해석돼 고스란히 녹아있다.
'영웅 교향곡'(교향곡 3번 Op.55), '운명 교향곡'(교향곡 5번 Op.67) 등 베토벤의 명곡들은 52개의 뮤지컬 곡으로 재탄생, 풍성한 오케스트라 선율에 감싸여 최종적으로는 배우들의 섬세한 목소리라는 악기로 연주된다.
베토벤의 명곡들의 주요 멜로디를 작품 전반에 걸쳐 반복하는 리프라이즈 형식의 뮤지컬 '베토벤'의 음악은 자연스럽게 관객의 귀와 감성을 자극해 공연 종료 후에도 귀에 맴돌 정도로 중독성이 높다는 평이다.
뮤지컬 '베토벤'의 음악은 유럽 뮤지컬의 거장이라 불리는 극작가 미하엘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가 작품의 서사 전개와 결을 같이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뇌하고 연구해 선별된 곡을 차용하고 있다. 때문에 뮤지컬 '베토벤'을 두 번 이상 관람한 관객은 익숙해진 멜로디 위에 절묘하게 얹어진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가사에 대해 집중할 수 있게 되고, 이는 작품 전체 서사에 대한 원활한 이해로 이어져 어느새 베토벤의 삶 속으로 깊이 몰입하게 된다.
뮤지컬 '베토벤'은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살았던 베토벤의 고독과 토니를 만난 이후 그녀의 사랑으로 구원받는 환희, 그리고 사랑이 떠난 후의 절망 등을 캐릭터의 입체적 내면을 감각적으로 드러낸 연출과 상징성을 효과적으로 구현한 무대를 통해 165분간 밀도 있게 선보인다.
그중 베토벤의 영혼을 상징한다고 일컬어지는 피아노를 이용한 무대 연출은 작품의 백미다. 극 중 베토벤의 중요한 순간에 무대의 중심에 함께하는 피아노는 때로는 굳건하면서도 묵직한 무게감으로 베토벤의 위대한 음악가적 면모를, 때로는 파괴되거나 초라한 모습으로 공중에 매달리는 등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상징적으로 표현, 극 관람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특히 작품의 1막 중간, 베토벤이 그의 동생 카스파의 결혼으로 세간의 도마 위에 오르는 장면에서 허공에 매달린 피아노는 화려한 거리를 걷는 베토벤과 극적인 대비를 이뤄 그의 깊은 고독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2막 후반 불멸의 연인 안토니(토니) 브렌타노와의 이별 뒤 부서진 형태로 나타나는 피아노는 사랑을 잃고 완전히 무너져 내린 베토벤의 심리를 상징적으로 나타내 인간적인 절망을 심도 있게 조명한다.
자신만의 고립된 세상에 살았던 베토벤을 상징하는 듯 조금의 틈도 없이 닫혀있던 무대가 파노라마처럼 열리는 1막 마지막 장면은 관객에게 시각적 해방감과 쾌감을 동시에 선사하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여타 공연보다 혁신적으로 관객석과 가깝게 설계된 오케스트라 피트는 관객으로 해금 28인조 오케스트라의 풍성한 선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게 하는 동시에, 베토벤 역의 배우가 오케스트라 피트에서 실제 지휘를 하는 장면에도 활용돼 관객에게 특별한 기억을 선사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