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수 조치 내려지며 지역민 20만여 명 피해
사고 14시간 만에 수리…자정께 정상화 목표
통신망 오류 원인 지목, 사고 경위 조사 예고
수습 도중 정수장 일부 시설서 연기 소동도
사고 수습 과정에서는 남구와 광산구 일부 지역에 물이 끊겨 지역민 20만여 명이 단수 피해를 입기도 했다.
광주시는 13일 오전 0시까지 복구 작업을 벌여 피해 가구에 대한 물 공급을 정상화 한 뒤 정확한 사고 원인과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 사고 14시간 만에 열린 밸브…13일 0시 정상 급수 목표
12일 광주시와 시 상수도사업본부(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30분께 남구 덕남정수장 상수도 송수관 배수 밸브가 고장나 잠겼다.
밸브가 잠긴 탓에 물이 배수되지 못하면서 급기야 정수장 바깥으로 흘러 넘쳤다. 이로 인해 주변 편도 1차로가 침수됐다.
유출된 수돗물 양은 정수장 용량 26만여t을 감안했을 때 수 만여t으로 추정된다.
잠긴 밸브가 수 시간 동안 열리지 않자 오후 1시부터는 덕남정수장으로부터 물을 공급받는 남구(양과동·행암동·진월동)와 광산구(송정동·소촌동·산정동·선암동·선운동·운수동·매산동·삼도동·비아동·어룡동·우산동·월곡동·임곡동·평동·월전동·동곡동·연산동·지죽동) 일부 지역에 급수가 중단됐다.
밸브는 사고 14시간 만인 이날 오후 5시 30분께 열렸다. 현재 정수된 물에 유입된 이물질을 거르는 추가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시는 13일 오전 0시 정상 급수를 목표로 보수 작업을 하고 있다.
◇ 단수로 시민 혼란…늑장 안내 지적도
밸브 고장으로 인한 단수 조치에 광주 곳곳에서는 시민 혼란이 이어졌다.
광주시는 오전 11시 42분께 지역민을 대상으로 '서구·남구·광산구에 사고로 인한 단수가 진행될 것'이라는 내용의 안전 안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일부 시민은 장시간 단수를 우려하며 욕조에 급히 물을 받았다. 단수 직전 설거지나 세탁을 마치며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흙탕물이 나온다며 불안을 호소한 가정도 있었다. 카페와 식당에서도 같은 이유로 영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단수 직전에서야 관련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며 불만이 속출하기도 했다.
서구 치평동 주민 공모(56·여)씨는 "단수 예고 문자가 너무 급박했다. 물을 충분히 받지 못한 상황에서 오후 1시 정각이 되니 일체 수돗물이 나오지 않았다. 화장실 용변 문제와 주중에 밀린 빨래도 못해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이번 사고로 단수 피해를 입은 지역민 수는 20만여 명(5만5000여 가구)으로 추산된다.
◇ 밸브 고장 원인, 통신망 오류 지목
본부는 밸브 고장의 원인으로 통신망 오류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당초 배수 밸브 침수에 따른 고장으로 알려졌으나 사고 직전 정수장을 연결하는 통신망에 오류가 생겼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오전 4시 덕남정수장에 물이 고인 것이 확인됐다. 2시간 뒤인 오전 6시에 이르러서는 문제가 된 밸브가 침수되기에 이르렀다.
본부는 오전 8시 10분께 밸브를 열려고 시도했으나 실패, 한국수자원공사 등 유관기관과 유압잭 등 장비를 활용해 밸브를 열어 젖혔다.
본부는 물 공급을 정상화한 뒤 정확한 사고 경위와 피해 규모를 조사할 방침이다.
◇ 사고 수습 도중 정수장서 연기 소동
배수 밸브를 고치는 과정에서 정수장 일부 시설에서 연기가 나는 소동도 빚어졌다.
이날 오후 4시 25분께 광주 남구 덕남저수장 내 여과지에 물을 보내는 샘플링 펌프에서 연기가 났다.
연기를 발견한 정수장 관계자들이 화재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전기를 차단했다.
이후 방독면을 쓰고 소화기를 든 채 펌프실로 향했지만 화재나 불꽃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 발생은 물 공급, 밸브 수리 작업 차질로 이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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