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장관·美국무부 차관이 네이버 찾은 까닭은…"이제는 글로벌 기술기업"

기사등록 2023/02/10 15:24:58 최종수정 2023/02/10 15:31:47

'챗GPT 대항마' 서치GPT로 네이버 꾸준한 기술 투자 부각

GPT·클라우드·로봇 등 글로벌 성장동력 기대감

2017년 '클로바'를 시작으로 AI 공격 투자 지속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각 세종' 연내 완공

로봇·자율주행 과감한 투자로 '네옴시티' 수주 참전

네이버 제2사옥 1784. 이곳은 AI, 로보틱스, 디지털트윈 등 네이버의 첨단 기술이 집약된 공간이다. 사진제공=네이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더 이상 서비스 기업으로 불리고 싶진 않다."

최근 네이버가 오픈AI의 '챗GPT'의 대항마로 나설 '서치GPT' 출시 계획을 밝히며 과감한 기술투자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네이버는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진두지휘 아래 지난 수년간 공격적인 기술 투자를 진행해왔다. 인공지능(AI)을 필두로 글로벌 테크놀로지 선두 기업으로 올라서겠다는 야심에서다.  최근들어 그 성과가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AI)·GPT와 클라우드 분야에선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IT기업들에 대항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다. 특히 ‘1784’(네이버 제2사옥)에 대거 적용된 네이버의 스마트시티·디지털트윈 기술은 MS도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선두주자가 없다. 네이버가 ‘네옴시티’ 등을 중심으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어 빠르게 시장 지위를 선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네이버 상반기 ‘서치GPT’ 공개…2017년부터 클로바 등 AI 꾸준한 투자

네이버는 상반기 중 ‘서치GPT’를 공개할 계획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3일 진행된 작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상반기 내로 네이버만의 업그레이드된 검색 경험 ‘서치 GPT’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며 "네이버는 한국어로선 가장 고품질의 검색 데이터를 보유한 사업자일 뿐만 아니라 거대AI 모델로는 세계 정상급의 기술을 자부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검색 AI기술 회사"라고 강조했다.

네이버가 내놓을 ‘서치GPT’에 시중에 주목을 받고 있는 건 이 회사의 검증된 AI 기술력 때문이다. 네이버는 2017년부터 AI 플랫폼 ‘클로바’를 시작으로 텍스트, 음성, 비전 등 다양한 AI기술 영역에서 성과를 거둬왔다. 지난해에만 자연어처리, 컴퓨터비전, 음성 등 AI의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는 글로벌 최상위 학회들에서 총 107편의 정규 논문을 발표했다. 발표한 논문들은 2022년 구글 스칼라 기준 8000회 이사의 피인용 수를 기록하며, 학계 전반에 대한 영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 2021년 네이버는 국내 최초의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HyperCLOVA)’를 공개했다. 올해에는 ‘클로바’ 조직을 네이버클라우드에 통합해 클라우드 기반의 초거대 AI 비즈니스 생태계 확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네이버의 두번째 데이터센터 '각 세종'. 사진제공=네이버.

◆클라우드 사업 전진 기지…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각 세종’ 완공 코앞

연내 완공 예정을 앞두고 있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각 세종’ 역시 데이터와 꾸준한 기술 투자의 결실이다.

지난 2013년 6월 네이버는 사용자가 만든 데이터는 영원히 후대에 전해져야 한다'는 정신을 바탕으로 국내 인터넷기업 최초의 데이터센터 '각(閣) 춘천'을 구축했다. '각 춘천'은 약 12만대의 서버를 보관할 수 있는 규모로, 당시 건축비만 약 1500억원이 투입됐다. 약 10년 동안 데이터센터 운영 장비 수량을 5배 이상 늘리고, 각 춘천 내에 GPU(그래픽처리장치) 서버를 위한 고전력 서버실도 별도 운영하는 등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IT 서비스 제공 능력을 확보했다.

이어 늘어나는 데이터 수요를 대비해 세종시 도시첨단산업단지에 제2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설립하고 있다. 각 세종은 ‘각 춘천’의 약 6배 규모로, 총 면적 29만3697 제곱미터의 부지 위에 세워지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다. 이는 단일 기업 기준 아시아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로,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을 위한 데이터 거점을 맡을 예정이다.

각 세종은 네이버 서비스를 위한 서버 자원 뿐 아니라 기업간거래(B2B) 비즈니스 및 클라우드 사업을 위한 기반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연내 완공 및 서비스 운영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1월 네이버1784를 방문한 알 호가일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장관이 로봇팔 앰빝덱스와 악수를 나누는 장면. 사진제공=네이버. *재판매 및 DB 금지


◆네이버는 왜 ‘로봇’을 연구할까…네옴시티 활용 기대감

스마트시티·로봇 분야도 네이버가 기술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분야다. 제2사옥 '네이버 1784'는 네이버의 스마트시티·로봇·자율주행·AI·디지털 트윈 기술이 집약된 거대 테스트베드. 사람과 로봇이 공존하는 테크 컨버전스 빌딩으로 공개와 동시에 글로벌에서 큰 관심을 받아왔다.

네이버는 지난 2017년부터 시작한 로봇, 자율주행 연구 등을 보다 고도화 하며 2017년 별도 법인인 네이버랩스를 설립했다. 이어 프랑스에 위치한 첨단AI 연구소 네이버랩스유럽을 인수하며 첨단기술 연구 수준을 고도화하고 있다.

현재 1784는 사옥이 아닌 ‘미래형 공간’으로서 큰 주목을 받는다. 지난해 11월 1784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알 호가일 자치행정주택부 장관 일행이 방문하며, 네옴시티에 네이버의 IT기술력이 활용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성된 바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옴시티와 관련해 준비 중인 부분은 로봇이나 디지털 트윈, 자율주행, AI 등 여러 가지 연구하고 있는 미래기술을 건설회사와 협업해 스마트 빌딩, 스마트시티에 구축하는 하나의 솔루션으로 제공하는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1784는 빅토리아 놀란드 미국 국무부 차관을 포함해 전세계 51개국에서 2500명이 방문하는 등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네이버는 1784에 적용된 디지털트윈, 자율주행, 로보틱스 기술들을 ‘각 세종’에도 적용해 '첨단' 데이터센터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1784는 지난 5~6년 이상의 기술에 대한 투자가 만들어 낸 결과였고, 각 춘천과 각 세종 역시 10년 이상의 기술과 사용자, 데이터에 대한 철학을 바탕으로 나오게 된 결실”이라며 “상반기 내 선보일 서치GPT 역시 GPT, 하이퍼스케일AI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기술에 대한 중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네이버 1784를 방문한 마제드 알 호가일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장관과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정책 대표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네이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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