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튀르키예, 역대급 강진에 침통…현장 구호 손길 이어져

기사등록 2023/02/10 08:25:46 최종수정 2023/02/11 03:31:45

이스탄불 공항 시민들, 침통한 분위기 속 구조 소식 기다려

전 세계 구호 손길 계속…아다나 공항서 구조대·보급품 집결

현지 상황 계속 악화돼…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2만명 넘어

[이스탄불=뉴시스] 권창회 기자 = 9일 오전(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 공항 국내선 전광판에 지진 피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검은 리본이 나오고 있다. 2023.02.09. kch0523@newsis.com

[이스탄불·아다나=뉴시스] 이종희 기자 = 역사상 최악의 지진이 휩쓸고 지나간 지 나흘째인 9일(현지시간) 새벽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새벽 시간이지만 이스탄불 공항에는 튀르키예를 방문하려는 사람들이 붐볐다. 이들의 방문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사람들은 목적지로 향하는 비행기를 기다리며 지진 소식에 눈을 떼지 못했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공항에 비치된 TV로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손에 든 스마트폰에서도 새로운 뉴스를 검색하는 손길이 바쁘게 움직였다.

이스탄불 공항 디지털 전광판에는 이번 강진 희생자를 추모하는 검은 리본이 튀르키예 국기와 함께 걸렸다. 국가적 재난 에 튀르키예 국민들이 느끼는 슬픔의 크기를 짐작케 했다.

최근 이어진 눈과 비로 이스탄불에서 시작하는 튀르키예 국내선들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일이 많았지만 지진 피해 현장으로 향하는 구호의 손길이 이어졌다.

이스탄불 공항에서 만난 카림씨는 일본 도쿄에서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서두르고 있었다. 그는 기자에게 "일본에서 고향의 피해 상황을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었다"며 "큰 도움은 되지 않더라도 고향을 돕기 위해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의 구호팀의 모습을 공항에서 볼 수 있었다. 이날 이스탄불 공항에는 말레이시아·대만 구조팀들이 한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현장으로 급하게 이동했다.

지진 피해로 진앙지에서 가까운 가지안테프 공항과 하타이 공항의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아다나 공항은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구호대와 보급품 집결지가 됐다.

[아다나=뉴시스] 권창회 기자 = 9일 오후(현지시간) 튀르키예 아다나 공항에서 홍콩구조대가 도착해 대기하고 있다. 2023.02.10. kch0523@newsis.com
이날 기자는 아다니 공항으로 향하는 홍콩 구조대와 함께 비행기에 올랐다. 약 60여명으로 구성된 홍콩 구조대는 아다나 공항에 내려 하타이로 향했다. 한 구조대원은 "지진 피해가 발생하고 시간이 많이 흘렀다"며 "구조 활동을 서두르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지에 급파된 한국 해외긴급구호대(KDRT)도 이날 하타이주 안타키아 지역에서 구호 활동을 개시했다. KDRT는 이날 70대 남성 1명을 시작으로 부녀 관계인 40세 남성과 2세 여아, 35세 여성 등 모두 5명을 구조했다.

전 세계에서 희망을 전하고 있지만 현지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아다나 공항의 렌터카 업체는 기자에게 인근에서 휘발유를 채우기 쉽지 않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교통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안전운전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다나는 피해가 발생한 주 가운데 진앙지에서 가장 먼 곳에 위치했지만 시내 분위기가 나빠지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실제로 아다나 시내 곳곳은 늦은 시간까지 이동하려는 차량이 몰리면서 정체 현상을 나타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망자도 늘어나면서 이날 2만명을 넘어섰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지진으로 인한 현재 사망자 수가 1만7134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시리아에선 사망자 수가 최소 3167명으로 늘었다.
[아다나=뉴시스] 권창회 기자 = 9일 오후(현지시간) 튀르키예 아다나 공항에서 튀르키예인이 전화 통화를 하며 눈물을 닦고 있다. 2023.02.10. kch05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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