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 직무대행 역대 두 번째…탄핵소추론 최초
행안부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이 장관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한창섭 차관이 장관 직무를 대행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의 직무를 한 차관이 메워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국회는 이 장관 탄핵소추안을 무기명 표결에 부쳐 총 투표수 293표 중 찬성 179표, 반대 109표, 무효 5표로 가결해 헌법재판소로 넘겼다.
소추 의결서가 헌재에 송달된 순간부터 결론이 내려질 때까지 이 장관의 직무상 권한은 정지된다. 임명권자는 이 장관의 사직원을 접수하거나 해임할 수 없다.
헌재는 소추 의결서 송달일로부터 180일(6개월) 이내에 이 장관의 탄핵 여부를 선고하고 재판관 9인 중 6인 이상 찬성할 시 탄핵은 확정된다.
현직 장관이 국회에서 탄핵 당하는 건 헌정 사상 최초의 사례다. 20대와 21대 국회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현 행안부) 장관의 탄핵소추안이 발의됐지만 부결되거나 본회의 보고 후 72시간 내에 표결이 안 돼 폐기됐었다.
행안부가 차관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것은 역대 두 번째다. 지난 2010년 3월4일 당시 이달곤 장관이 전국 동시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하면서 정창섭 제1차관이 후임 맹형규 장관 취임 전까지 1개월여 간 장관 직무를 대행한 바 있다.
한 차관은 이날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참석한 후 계속 국회에 머물고 있다. 이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로 돌아와 업무를 살필 예정이다.
그러나 장관이 직무만 배제된 채 신분상 권한이 유지되는 상황이라 차관의 직무 대행 범위가 모호하다. 이에 따라 행안부는 법제처와 인사혁신처 등에 관련 내용에 대한 유권해석을 의뢰할 계획이다.
다만 장관 직무 정지 기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어 국정 차질은 불가피해 보인다. 행안부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경찰 개혁에 이어 집권 2년차 핵심 과제로 공식화한 '3+1개혁(노동·연금·교육+정부개혁)'의 주관 부처다.
일각에선 대통령실이 이 장관을 대행할 '실세 차관'을 임명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 참모 중에서 법조인 출신을 행안부 차관으로 임명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국무위원 탄핵으로 인한 권한대행 규정이 없어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면서 "장관 공석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굵직한 현안들의 추진 동력이 약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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