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코로나만 견디면 되는 줄 알았는데, 가스요금이며 재료비며 어마어마하게 올랐다. 폐업까지 고민할 정도다."
최근 자영업자들이 주로 모이는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외식 자영업에 종사하는 한 작성자가 올린 게시글이다.
이 커뮤니티에는 이 글 외에도 식자재 가격 상승에 이어 난방비에 전기요금까지 급등해 견디기 힘들다는 외식 자영업자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폐업까지 고민할 정도로 경영 상황이 좋지 않다는 글도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은 난방비와 전기요금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전기·가스·수도요금은 30% 가량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전기, 가스 및 기타 연료 물가 지수는 135.75(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31.7% 올랐다.
전기·가스요금 상승에 소상공인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지난 2일 소상공인연합회이 공개한 ‘난방비 인상 관련 소상공인 영향 긴급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 99%가 ‘사업장 운영에 있어 난방비용이 부담된다’고 답했다. 이중 80.4%는 ‘매우 부담된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부가 최근 발표한 난방비 지원 대상에 자영업자들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형평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 성동구에서 칼국수집을 운영하는 A씨(53)는 "난방을 안 할 수도 없고 참 어렵다"며 "손님들도 사정이 어려운지 줄고, 지금이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소비자들은 높아진 물가에 외식 횟수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공개한 지난 4분기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지수가 82.54로 전 분기보다 7.30포인트 내렸다. 2021년 3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이어지던 회복세가 5개 분기 만에 꺾이는 모양새다.
올해 1분기의 외식업 경기 흐름을 예상하는 경기전망지수도 85.76으로 전 분기 대비 9.22포인트 급락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2개 분기 연속 하락세다. 이 수치가 100을 넘으면 경기 호전을 전망하는 업체가 더 많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본래 1분기는 외식업계의 비수기로 꼽히지만, 식자재 뿐 아니라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까지 상승하면서 외식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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