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동 벽돌 건물 6층 규모 옛 공간사옥과 조화
'낭만적 아이러니' 그룹전…권오상·노상호 등 5명 참여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이 소격동에서 원서동 아라리오뮤지엄 옆으로 이전 재개관했다.
갤러리 건축 디자인은 일본 스키마타 건축(Schemata Architects)의 대표이자 세계적인 건축 디자이너 조 나가사카(Jo Nagasaka)가 함께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6층 규모로 검정 벽돌 외관을 유지해 바로 옆에 위치한 김수근 건축가의 옛 공간사옥과 조화를 이룬다. 검정색 외관과 갤러리 내부 화이트 큐브가 만들어내는 극명한 대비가 매력인 공간으로 탄생했다.
◆아라리오갤러리 이전 재개관 첫 그룹전 '낭만적 아이러니'
2월1일 개막하는 재개관전은 아라리오와 오랫동안 함께 성장해온 작가 5인, 권오상, 이동욱, 김인배, 안지산, 노상호가 참여하는 그룹전으로 펼친다.
오래된 건물이라 작지만 지하 1층부터 6층까지 있는 건물의 특성을 이용했다. 지하 1층부터 4층까지의 각 층을 작가 한 명씩 맡아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만 공개하는 5층 공간은 아름다운 창경궁과 원서 공원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공원뷰'를 자랑한다.
이번 전시에서 권오상 작가는 자신의 대표 매체인 사진 조각에서 최근 집중적으로 시도해온 다양한 형태적 실험들을 소개한다. 총 7점 출품된 작품들 중 전반적으로 두드러지는 특징은 헨리 무어(Henry Moore) 조각을 오마주하고 그대로 형상화해가면서 추상적 형체와 유기적 구성에 기반한 독특한 인체 조각 연구에 대한 담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동욱 작가는 5점의 신작을 통해 인간을 둘러싼 공간이나 건축, 기하학적 구조물들과의 공존에 대해 이야기한다. 15cm 내외의 작은 벌거벗은 인물상의 전신 혹은 신체의 일부가 존재하고, 그 인물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상황들로 표현된다.
김인배 작가의 공간은 전시장 한 벽에 꽤 작게 작가가 적어 둔 ‘3개의 안개’라는 제시어와 함께 시작한다. 아이러니하게도 3개의 안개로 시작하는 전시의 작품 수는 총 4개다. 첫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의도된 혼동을 강요한다. 언제나 전체를 한 눈에 볼 수 없고 맹점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여러 지점들에 대한 고민, 그리고 함께하지 만 함께 할 수 없는 관계에 대한 질문 등의 문제의식을 던진다.
안지산 작가는 최근까지 집중해온 비 폭풍 속 돌산의 풍경에서 조금 더 나아가 눈 폭풍이라는 새로운 상황 속에서의 사냥과 채집을 다룬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서로 사냥하고 채집할 수 밖에 없는 인간과 자연간 먹고 먹히는 순환 관계나 숨겨진 그 이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노상호 작가는 디지털과 현실 세계 간 이미지의 생산과 소비에 대해 흥미로운 화두를 던지는 신작 시리즈 'Holy'를 소개한다. 전작들과 달리 이번에 작가는 현실과 디지털 세계에서의 가상 이미지들 간 혼종교배와 그로 인한 결과물을 노출시키고 그 현상에 대해 고민한다. 극도로 아날로그적인 캔버스 면에 디지털 이미지의 특수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작가의 부단한 노력이 작가가 전달하려는 디지털 시대의 이미지 생산과 소비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전시는 3월1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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