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피지기]'임차권 등기'는 어떻게…A부터 Z까지

기사등록 2023/01/28 10:00:00

전세 보증금 사고 늘면서 임차권 등기 신청 급증

법무사 맡기면 40만원, 직접 신청하면 4만3천원

등기부등본·부동산 목록·계약종료 통지서 등 필요

1월 지침 바뀌어 법원이 발송 만으로 송달로 간주

신청에 들어간 비용 임대인으로부터 받을 수 있어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최근 '역전세난'에 전세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가 늘면서 임대인과 분쟁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집값이 급락하면서 전세 시세가 계약 당시보다 하락한 데다 전세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작년에 전·월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기 위해 법원에 달려간 세입자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전세금을 돌려받기가 힘든 상황에서 반드시 이사해야 할 때 세입자는 권리(대항력과 우선변제권)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게 임차권등기명령입니다. 

최근 세입자들의 관심이 폭주하는 가운데 임차권등기명령은 어떻게 신청하는 것인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임대차 계약 기간이 종료돼야 합니다. 중요한 점은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정확히 계약 해지 의사표시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법무사 등에게 맡길 수 있는데 비용은 40만원 정도가 듭니다. 하지만 본인이 직접 서류를 준비해 신청한다면 비용은 4만3000원 정도로 해결됩니다.

법원 전자소송 사이트에서 임차권 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는데 아직은 직접 법원을 찾아 신청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신청을 위해선 세입자가 임대한 건물의 소재지 관할 법원에 가야 합니다. 예컨대 서울 노원구, 강북구, 도봉구, 동대문구, 성북구, 중랑구라면 서울북부지방법원, 성동구, 광진구, 강동구, 송파구라면 서울동부지방법원이 관할 지방법원입니다. 

필요한 서류는 대략 6가지입니다. 그중 신청자가 직접 작성해야 할 서류는 2가지입니다. 우선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서가 필요합니다. 보증금을 돌려 받아야 하는 임차인이 작성하는 문서입니다. 신청서에는 본인과 임대인의 정보, 임대차 계약 일자, 임차보증 금액, 점유개시 일자, 확정 일자 등을 적어야 합니다.

이와 함께 부동산 목록(부동산의 표시)을 작성해야 합니다. 등기부등본상에 나와 있는 '1동 건물의 표시'와 '전유부분의 건물의 표시' 부분을 옮겨 적으면 됩니다. 주택의 일부분을 임차했을 경우에는 임대차 목적이 되는 부분의 도면을 그려 제출해야 합니다.

첨부해야 할 서류로는 우선 건물 등기부등본이 필요합니다. 인터넷으로도 뗄 수 있고, 주민센터 등에 있는 무인 발급기에서도 뗄 수도 있습니다. 다만 무인 발급기에 따라 등기부등본 출력이 안되는 곳도 많습니다.

또 확정일자를 받은 임대 계약서(전월세 계약서) 사본이 필요합니다. 주민등록등본(초본)도 필요한데 주소 변동사항이 나오게 출력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임대차 계약 종료를 입증하는 통지서 자료도 준비해야 합니다. 문자 메시지로 통지했다면 문자 내용을 출력해 제출하거나 내용증명을 제출하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송달료와 인지대, 증지(등기신청 수수료), 등록면허세 비용을 낸 영수증을 제출해야 합니다. 비용은 대략 송달료 3만1200원을 포함해 약 4만3000원이 필요한데 현금으로만 납부 가능합니다.

정상적으로 임차권등기 서류가 접수되면 법원에서 심사가 진행돼 3~4일 이내에 결정문이 나옵니다. 문제가 발생해 보정명령이 내려지면 법원에 서류를 보완해야 합니다.

임차권 등기 명령은 판결에 의한 때에는 선고를 한때에, 결정에 의한 때에는 임대인에게 고지한 때 그 효력이 발생합니다.

통상 결정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에는 결정정본을 임대인에게 송달하게 되고 법원에서는 결정문을 등기소로 보내 임차권이 기재됩니다. 

그런데 임대인이 임차권등기명령 결정문을 송달받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지난 1월16일 임차권등기명령 업무처리지침이 변경되기 전에는 임대인에게 결정문이 송달돼야 촉탁이 됐습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쟁점이 되면서 관련 지침이 변경돼 법원에서 각 주소지에도 송달 불능이 된 경우 송달불능의 사유에 따라 직권으로 공시송달 또는 발송송달 하고 이 자체로 송달받은 것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임대인이 일부러 지연하는 경우에도 집행관 송달 절차가 불필요해져 세입자 입장에선 한 달 정도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사건 진행과 관련된 정보(송달과 확정내역 포함)는 법원 홈페이지를 통해 조회할 수 있습니다.

세입자는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에 들어간 비용을 임대인으로부터 받을 수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에 '임차권 등기와 관련해 든 비용을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보통 보증금을 받고 임차권 등기를 말소하면서 비용까지 전부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피지기' = '집을 알고 나를 알면 집 걱정을 덜 수 있다'는 뜻으로, 부동산 관련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기 위한 연재물입니다. 어떤 궁금증이든 속 시원하게 풀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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