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값 30% 급등…흑자 전환 앞둔 조선업계 '속앓이'

기사등록 2023/01/16 16:33:48 최종수정 2023/01/16 16:51:39

철광석 가격 t당 121.6달러 기록

올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 앞두고 부담


[서울=뉴시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7만4000입방미터(㎥)급 LNG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한국조선해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올 들어 철광석 가격이 t당 120달러를 넘는 등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철광석 가격은 철강재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인 만큼, 조선용 철강인 후판 가격 협상을 앞둔 국내 조선사들은 철광석 가격 흐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지난해 수주 호황으로 흑자 전환이 유력시 되는 가운데, 후판 가격이 또다른 변수로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16일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중국 수입 철광석(CFR·운임포함인도) 가격은 지난 13일 기준 t당 121.6달러를 기록했다. 철광석 가격이 120달러를 돌파한 것은 지난해 7월 1일 이후 6개월 만이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내내 t당 80~90달러 수준의 안정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11월 초에는 82.4달러까지 내려가며 70달러대를 바라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로 돌아서며 결국 6개월 만에 다시 120달러를 넘어섰다.

철광석은 쇳물을 생산하는 주 원료로 철강재 가격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철광석 가격 상승이 곧 제품 가격 인상이란 공식이 성립하는 것이다. 철광석 가격이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올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 나서야 하는 국내 조선사들에게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는 지난해 하반기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과의 후판 가격 협상에서 t당 10만원 인하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21년 상반기부터 세차례 협상에서 연이어 가격이 오르며 t당 120만원까지 치솟았던 후판 가격은 110만원으로 내려왔다.

조선 3사는 2021년과 2022년 급등한 후판 가격으로 2년 내내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수주 호황에 힘입어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분기 조선 부문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조선 3사는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의 LNG운반선 수주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LNG 운반선 발주는 170척을 기록했다. 이 중 국내 조선 3사 수주량은 총 118척으로 점유율은 69%에 달한다.

여기에 LNG선 가격 또한 2억4800만 달러(한화 309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 또한 실적 개선에 힘을 실어준다.

관건은 올해 후판 가격이다. 통상 후판은 선박 건조 원가의 20%를 차지한다. 조선업체 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후판 가격 협상에 따라 조선업계 실적이 좌우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연초부터 지속되는 철광석 가격 상승세는 흑자 전환을 기대하는 조선사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악재로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부터 철광석 가격 흐름이 심상치 않다"며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경우 철강사들이 후판 가격 인상에 나설 수 있어 이를 지켜보는 조선업체들은 속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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