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습격' 나갈까 말까…슬기로운 집콕·외출 어떻게?

기사등록 2023/01/09 12:11:48 최종수정 2023/01/09 15:12:46

고농도 미세먼지에 장시간 노출되면

호흡기·심뇌혈관질환 및 폐암 위험↑

집에만 있을 수 없어 관리·예방 중요

흐르는 물에 코 자주 씻어 배출해야

노약자·호흡기질환자 등은 외출자제

고령자 실내에만 머물면 건강 나빠져

근골격계·우울증 관리 위해 운동해야

실내 하루에 2~3번 주기적 환기 도움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서울 및 수도권 미세먼지 상태가 '나쁨 수준'을 보이고 있는 9일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3.01.09. bluesda@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올겨울 최악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덮쳤다. 미세먼지는 호흡기를 비롯해 신체의 다양한 장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항상 집에만 있을 수 없는 만큼 일상생활 중 효과적으로 관리·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9일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에 따르면 중국 북부와 고비 사막에서 발원한 황사가 북서풍을 타고 국내로 추가 유입되면서 주말(7~8일) 미세먼지 농도가 정점을 찍었다.

이날도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곳곳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고농도 미세먼지는 수도권과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오는 12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곳에 장시간 노출되면 호흡기 질환이나 뇌혈관·심장 질환, 폐암 발생 위험 등이 증가한다. 호흡기를 통해 폐로 유입된 미세먼지는 감기, 천식 등을 유발하거나 기존 환자들의 질병을 약화시킬 수 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진호 교수·신경과 정한영 교수·서울시보라매병원 신경과 권형민 교수·국립암센터 김현진 교수 공동연구팀은 지난해 11월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뇌 백질 변성(MRI 영상에서 뇌 중심부 옆으로 하얗게 보이는 부분에 퍼져 있는 작은 혈관들이 손상된 상태) 면적이 8%가량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2013년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미국 암학회는 입자 지름이 2.5㎛ 이하(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인 초미세먼지가 10㎍/㎥ 증가할 경우 전체 사망률은 7%, 심혈관 및 호흡기계 원인에 따른 사망률은 12%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겨울철에는 찬바람에 세균이 미세먼지와 함께 코나 입을 통해 체내로 유입될 수 있어 흐르는 물에 코를 자주 씻는 것이 좋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호흡기가 건조해지면 미세먼지나 외부에서 들어온 균을 배출시킬 수 있는 기능이 저하된다"면서 "입과 코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흐르는 물에 코를 자주 세척해 미세먼지나 세균 등을 다시 배출되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어린이나 노약자, 만성 호흡기 질환자, 심장 질환자는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고, 외출이 필요한 경우에는 보건용 마스크인 KF80 이상의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한다. 또 마스크를 얼굴에 밀착해 착용하고 귀가 후에는 곧바로 몸을 씻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가 나쁘다고 해서 무조건 운동을 피하는 것도 상책은 아니다. 꾸준한 운동은 면역력 관리와 원활한 대사에 유익해 장기적으로 미세먼지로 인한 면역력 저하, 호르몬 장애, 뇌 건강 저하를 예방하는 데 오히려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권혁수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100㎍/㎥ 정도로 매우 나쁜 상황에서도(매우 나쁨 기준 76 이상) 최대 1시간30분까지는 싸이클을 타거나 최대 10시간까지 걷는 것이 집에 있는 것보다 건강에 더 득이 된다는 2016년 예방의학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고령자는 실내에만 머물면 근골격계가 쉽게 약해지고 우울해져 건강이 더 나빠질 수 있어 자신에게 적합한 운동을 적절한 강도로 하는 것이 권장된다. 다만 미세먼지가 나쁜 날에는 숨이 많이 찰 정도의 운동은 짧은 시간 안에 더 많은 공기를 깊게 마시게 돼 많은 양의 미세먼지가 폐 속 깊이 들어 갈 수 있어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또 미세먼지 농도가 높더라도 짧게 주기적으로 실내를 환기하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 바깥 공기가 나쁘다고 해서 환기를 전혀 하지 않으면 실내 공기질이 더 나빠질 수 있어서다. 미세먼지는 문을 닫아도 창문과 문 틈새 등을 통해 집 안으로 침투하는 데다 집 안에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휘발성 유기 화합물, 라돈 등 다른 오염물질이 쌓일 수 있다. 미세먼지를 비롯해 포름알데히드, 라돈은 암 유발 물질로 알려져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외부에 미세먼지가 있더라도 하루 2~3번 가량 10분 정도씩 창문을 열어 실내 공기를 완전히 바꿔준 다음 문을 닫고 공기 청정기를 돌리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간을 정해 집 안에 축적된 여러 오염물질을 밖으로 내보낸 후 공기 청정기로 초미세먼지를 걸러내는 게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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