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수도권 공동선언'에 安 화답
安 "후방에서 명령하는 지휘부 안돼"
尹 "安, 수도권 인식 저와 완전 같다"
김기현 "숲 못 보고 나무만 봐" 일축
황교안·정세균 적지 출마…당은 패배
주호영 "함부로 많이 옮기는건 자해"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안철수 의원과 윤상현 의원이 '수도권 당대표론'을 앞세워 공동전선을 구축했다. 영남 기반의 김기현-장제원 의원의 '김장 연대'에 맞불을 놓은 모양새다. 안-윤 의원은 김장 연대는 수도권 총선 승리에 적합하지 않다며 '험지 출마'를 압박하고 았다. 영남권에 기반한 '김장연대'와 '수도권 연대'가 대립하는 양상이다.
당권 주자 안철수 의원은 2일 윤상현 의원이 띄운 '당대표 후보 수도권 출마 공동선언' 제안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총선에서 수도권 70석 이상, 총 170석 이상 하려면 수도권 지도부로 정면승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사실상 전원 수도권이고, 우리는 수도권 121석 중 겨우 17석"이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 후방에서 명령이나 하는 지휘부가 아니라 최전선에서 전쟁을 이끄는 지도자가 있는 나라가 승리한다"고 적었다. 안 의원과 윤 의원은 17석에 속하는 수도권 의원이다.
그러자 윤 의원은 "안 의원이 제가 제안한 당 대표 후보 수도권 출마에 대해 크게 공감한다고 했다. 수도권이 총선 승패를 가를 전략적 승부처라는 인식도 저와 완전히 같다"며 "수도권 대첩을 이끌 당 지도부에 출마하려는 분들은 제가 제안한 합의문 작성에 같이 하자"고 화답했다.
'김장 연대' 한 축인 김기현 의원은 반박했다. 김 의원은 뉴시스에 "당대표가 총선을 지휘했는데 지면 더 이상 국회의원을 할 수 있나. 수도권 출마고 뭐고를 떠나 모든 걸 걸고 승부해야지, (수도권 출마론은) 좁쌀 같은 이야기"라며 "큰 틀의 숲을 못 보고 나무를 보고 있는 꼴"이라고 일축했다.
김 의원은 앞서 '수도권 당대표론'이 처음 대두됐을 때도 "수도권 출신 당대표가 돼야 총선을 이길 수 있다거나 그 반대라는 주장은 지양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가 돼 전국단위 선거를 이겼던 경험을 가진 검증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반박한 바 있다.
'중진 컷오프'를 핵심으로 하는 공천 물갈이론은 총선을 앞두고 관례적으로 나오는 주장이지만, 총선을 1년 이상 앞두고 당권 주자를 겨냥한 험지 출마 요구가 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68개 사고 당협 중 26개를 비워둔 가운데, 차기 당대표는 당무감사 및 인재영입을 통해 총선 공천을 사실상 관장하게 된다.
과거 사례를 보면, 각 당은 총선 전망이 어두울수록 당대표급 인사의 '희생성 지역 이동'을 촉구해온 경향이 있다. 다만 이것이 총선 승리로 이어지는지는 입증이 어렵다.
21대 총선에서 황교안 당시 미래통합당 대표는 직접 험지 출마론을 띄우고 서울 종로에 나갔으나 낙선했다. 열린우리당 의장·민주당 대표를 지냈던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19대 총선에서 4선 지역구를 떠나 서울 종로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러나 미래통합당과 민주통합당은 모두 크게 졌다.
다만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수도권에서 초유의 참패를 기록하면서 22대 총선의 최대 관건이 '수도권 과반 확보'인 데 이견이 없다는 점은 전에 없던 변수다.
'영남권 의원들의 수도권 출마' 주장이 당 전반의 호응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권성동·윤상현·김태호 의원은 여러 이유로 21대 총선 공천에서 컷오프되거나 험지 출마를 요구받았는데, 탈당해 무소속 당선된 후 복당했다.
당대표를 수차례 지낸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21대 총선에서 4선 지역구인 대구 수성을에서 컷오프되고 김부겸 전 국무총리 지역구였던 수성갑에 전략공천됐다가 당선됐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BBS 라디오에서 "함부로 지역구를 옮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난번 선거 때 지역구를 많이 옮기는 바람에 오히려 우리가 자해 행위를 한 것이라는 평가가 있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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