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출 증가했지만…10월부터 하락세
D램 가격 하락·전방산업 수요부진 등 영향
5년 간 340조원 투자, 점유율 10%로 견인
투자유치 경쟁→과감한 민간투자 전략전환
【세종=뉴시스】이승주 기자 = 지난해 2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던 반도체 수출 실적은 하반기부터 글로벌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크게 꺾였다. 올해에도 글로벌 경기 침체 전망이 나오지만, 정부는 향후 5년 간 340조원의 투자 달성과 인력 투자에 총력을 다해 회복세를 되찾을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튼튼한 기업과 우수한 인재가 이끄는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을 비전으로 반도체 초강대국을 달성하기 위한 민·관의 역량을 결합한 전략을 발표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며 관련 대책을 지속 보완하면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을 실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미래 모빌리티, 로봇, 바이오 등 반도체 미래수요를 견인할 유망 신산업을 '반도체 플러스 산업'으로 묶고 반도체 산업과 선순환적 동반 성장을 위한 경쟁력 강화 방안을 순차적으로 해나갈 것"이라며 "반도체 인력과 함께 디지털시대의 산업 핵심 역량인 인력 양성을 위해 교육 혁신과 산업계 협력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작년 역대 최고 실적서 주춤…12월 29%대 하락
지난해 반도체 업종의 수출 실적은 자동차 등 7개 품목과 함께 2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도체의 경우 1292억3000만 달러(약 164조2513억원)를 기록하며 전년의 높은 실적으로 인한 기저효과에도 1.0%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7개월 연속 100억 달러(약 12조7100억원)를 달성한 셈이다.
하지만 10월부터 하락 전환했다. 지난 12월 수출액은 90억6000만 달러(약 11조5152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29.1%나 고꾸라졌다. 전월(-29.9%)에 이어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출시가 지연되고 중저가 스마트폰 등 소비자용 IT기기 등 전방 산업의 수요가 감소한 점, 서버 수요도 함께 줄어든 점 등의 영향이다. 또한 D램 고정가와 낸드 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수출이 부진한 점도 요인으로 거론된다. 지난해 D램 고정가격은 전년 대비 18.9%, 낸드 가격도 1.4% 하락했다.
◆5년 간 340조 투자…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점유율 10%
산업부는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을 위해 앞으로 5년 간 기업에 340조원 넘는 투자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과감한 인프라 지원과 규제 특례로 반도체 기업 투자를 적극 뒷받침할 계획이다.
시스템 반도체의 선도 기술을 확보해 현재의 3%대 시장 점유율을 오는 2030년 1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3대 차세대 시스템 반도체를 중심으로 연구개발(R&D)을 집중 지원할 예정이다.
견고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를 구축해 현재 자립화율을 30%에서 5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현재 소부장 R&D 중 9%에 불과한 시장 선도형 기술개발 비중을 내년부터 20%로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규제 개선 인허가 신속 지원…민관 협업해 인력 양성
설비 투자를 위해 민간 투자 프로젝트에 맞춤형 지원을 펼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평택 공장 신·증설과 용인 클러스터 조성 등에 지원한다.
규제 개선을 추진하고 인허가도 신속 지원할 방침이다. 올해 상반기 중 입주 업종을 제한하는 등 규제 위주의 산업단지 관리 방식을 민간 수요 중심으로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반도체 첨단산업의 국가 산업단지와 특화단지 관련한 첨단산업 특별법을 지정해 신속하게 입지를 조성하고 용수와 전력 등 인프라에 국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앞서 주요국 투자유치 경쟁을 벌이던 것에서 신속하고 과감한 민간 투자 지원으로 전략을 전환한다.
산업부는 국토교통부와 협업해 신규 국가 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올해 1000억원을 투입해 필수 인프라를 지원할 예정이다. 전력과 차량, AI(인공지능) 등 3대 시스템 반도체와 첨단 패키징 기술 확보를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에 1조2000억원을 지원한다.
소부장 R&D도 '추격형 국산화'에서 '시장 선도형'으로 대폭 전환한다. 현재 소부장 R&D 중 9%에 불과한 시장 선도형 기술 개발 비중을 내년부터 20%로 대폭 확대하고 미래 공급망 변화의 선제 대응에 중요한 분야 중심으로 소부장 핵심 전략기술도 늘려나갈 예정이다.
올해에는 제2판교, 내년에는 제3판교 테크노밸리, 2026년에는 용인플랫폼시티에 반도체 소부장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민관 합동으로 3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펀드를 조성하고 소부장 기업 혁신과 팹리스 M&A(인수합병)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인력 양성에도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반도체 아카데미와 특성화 대학원, 마이크로 학위제 등을 본격 추진한다. 이를 통해 1200여명의 석 박사 인재와 7100명의 실무인력을 압축적으로 양성할 방침이다.
산업계도 산학협력 4대 인프라를 구축해 인력양성에 적극 협조할 것을 촉구한다. 반도체 기업의 인력양성 투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의 장비를 기증하면 장비 시가의 10% 세액을 감면한다. 해외 반도체 우수인력을 유치하면 소득세의 50%를 감면하는 혜택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방안 등도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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