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 유치…전남도 사활건다

기사등록 2023/01/01 07:30:00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상반기 연구시설 부지 공모 선정

전남도, 나주혁신도시 인근 유치 위해 본격 도전장

유치 공감대 형성·전문가 그룹 지지 확보 등 전력투구

한국에너지공대·개발 용이성·지반 안전성 등 적극 어필

충청·영남권에 편중된 국가 연구개발 시설 불균형 해소 기대

[무안=뉴시스]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 운영 중인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 (사진=전남도 제공) photo@newsiscom

[무안=뉴시스] 이창우 기자 = 전남도가 초격차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국내 유일의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 입지 선정이 올해 상반기로 다가오면서 유치전에 사활을 걸고 뛰고 있다.

지난 2020년 5월 '방사광 가속기 구축사업' 공모에서 충북과 청주에 고배를 마신 만큼 이번에는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 반드시 연구시설을 끌어 오겠다는 각오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 상반기 연구시설 부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내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면 2025년부터 9000억원을 투입해 기본계획 수립과 설계를 마치고 연구시설 착공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전남도 외엔 공식적으로 연구시설 유치를 밝힌 지자체가 전무한 가운데 전남도와 나주시는 과기부 로드맵에 맞춰 나주혁신도시에 연구시설 유치를 위해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나주혁신도시가 최고의 확장성과 개발 용이성·지반 안전성·서비스 편의성을 두루  갖춘 데다 한국에너지공대와의 시너지를 장점으로 내세운 채 연구시설 최적지임을 적극 어필하고 있다.

1일 전남도에 따르면 최첨단 레이저 연구시설은 불확실한 미래에 '초격차 산업' 선점을 통해 낙후된 전남의 산업지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해 줄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레이저 미래 첨단기술의 집약체…2025년께 20조 8000억원대 시장 형성

레이저(LASER)는 빛의 증폭이라는 물리적 현상을 지칭하는 말로 직진성, 가간섭, 고출력, 편광성이 특징이다. '초강력 레이저'는 극히 짧은 시간에 강력한 세기와 높은 에너지를 방출하는 인공광선을 말한다.

1960년 미국의 메이먼(T.Maiman)에 의해 최초로 개발된 이후 지난 60년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일반적으로 의료 분야에서 안과 라식수술과 피부미용 치료 등에 사용되고, 산업분야에선 절단·천공·용접 등의 용도로 폭넓게 쓰이고 있다.

레이저는 산업적으로 그 규모와 경제적 가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 레이저 시장은 2016년 2조5000억원에서 2021년 5조원으로 매년 15%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세계 시장 역시 지난해 말 기준 13조8000억원이었던 것이 오는 2025년께에는 20조8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안=뉴시스] 광주과학기술원(GIST)에 구축된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 (사진=전남도 제공) photo@newsiscom

◇전남도, 초강력 레이저 기술 왜 주목하는가?

레이저는 국가 과학기술 발전 기여도가 높고, 시장 파급력이 큰 원천기술로서 반도체, 원자력, 정밀가공 같은 첨단산업 견인에 필수적이다.

국내에 약 2000여개의 레이저 관련 기업들이 있지만, 레이저 관련 국내 기술력은 주요국 대비 50% 이하이며, LD(반도체 레이저 다이오드) 칩이나 모듈과 같은 핵심부품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각국의 수출제한 조치 등 무역보호주의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망이 약화될 경우 우리 산업이 취약해질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위험 방지를 위해선 국산 핵심부품 제조를 위한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국가의 장기적 투자가 필요한 시급한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이창우 기자=김영록 전남도지사(오른쪽)가 2일 오후 서울시 명동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만나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 구축'과 '우주발사체 산업 클러스터 조성' 등 전남도 과학기술 분야 현안에 대해 건의하고 있다.(사진=전남도 제공) 2022.12.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남도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 유치전 본격화

전남도는 레이저 신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먼저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을 기획하고 유치에 나서고 있다.

유치전 붐업을 위해 전문가 토론회를 수차례 개최하고 공감대 확산과 지지세 결집에 힘쓰는 등 다양한 채널을 동원해 유치전을 적극 펼치고 있다.

2022년 한 해 동안 전남도는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과기부 장차관을 비롯, 국회 의장단과 학계 전문가 그룹 등 각계 최고위층을 일일이 면담하고 공감대 확산과 지지세 결집에 힘써왔다.

아울러 지난해 9월에는 국회의원회관에서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나주혁신도시에 초강력 레이저연구시설 설립을 한 목소리로 강조하고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전남도의회에선 '전라남도 레이저산업 육성·지원 조례'를 제정하는 등 레이저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했다.

전남도는 올 상반기 입지 선정에 대비해 국회(여·야)를 비롯, 범국민적 지지세 결집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대학교, 기업, 지자체 등과의 함께 지지성명, 협약(MOU) 등을 연속적으로 펼치고 초광역, 초당적 협력을 이끌어 낸다는 계획이다.

◇충청·영남권에 편중된 국가 연구시설 불균형 해소돼야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지난 2019년 7월 '한전공대 설립 기본계획'을 의결하면서 한국에너지공대와 연계한 국가 대형 랜드마크 연구시설 구축을 약속했었고, 당시 국무회의 보고에서도 재확인 돼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 전남 유치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 국가대형 연구시설인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을 전남에 유치할 경우 충청과 영남권에 치중된 국가 연구개발(R&D)시설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충청권에는 중이온가속기가 구축 중이고 국가 과학비즈니스벨트와 대덕연구단지가 운영 중이다.

영남권에도 방사광가속기 2기를 비롯해 양성자 가속기가 들어선 가운데 중입자가속기까지 구축이 진행 중인 상황이다.

앞서 지난해 8월 29일 대전 K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 추진 실무위원회'에선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 전남 유치 전략과 초강력 레이저를 연계한 국가전략산업 육성방안이 집중 논의됐었다.

이날 회의에서 이종민 광주과학기술원 명예연구위원, 박승한 연세대 연구부총장, 한기관 레이저앤피직스㈜ 대표이사 등 레이저 관련분야 석학과 전문가들은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 최적지로 전남의 우수성에 공감하고, 조속한 사업 추진과 국가 차원의 전폭적 지원을 요구하는 의견을 잇달아 밝혔었다.

강상구 전남도 에너지산업국장은 "2023년은 호남권 유일의 국가대형연구시설인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의 전남 유치 원년이 될 것"이라면서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을 전남에 반드시 유치해 에너지, 국방 등 첨단산업을 우리 지역에 육성하고, 세계적 수준의 레이저 산업 전주기 클러스터로 키워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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