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의 인도.
시민들은 꽁꽁 얼어붙은 빙판길에 행여나 넘어질까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종종걸음으로 지나갔다. 유모차를 끌던 노인은 미끄러운 인도에 너무 신경을 많이 쓴 탓인지 벤치에 앉아 쉬기도 했다.
반면, 바로 옆 차도는 눈이 모두 녹아 차량들은 아무런 문제 없이 쌩쌩 다녔다. 시민들은 차도에 집중된 전주시의 제설작업에 불만을 터뜨렸다.
시민 이주영(28)씨는 "물론 폭설이 내릴 때는 차도에 제설작업을 집중하는 것이 맞지만, 눈이 그친 지 4일이 됐는데 인도는 여전히 빙판길"이라며 "출근할 때 넘어질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누군가 나서서 제설작업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는 내 집 앞, 내 점포 앞에 쌓인 눈은 조례에 따라 시민들이 치워야 하고, 이외 구역은 각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이 계속해서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주시의 설명과 다르게 지난 28일 오후에 찾은 전주 완산구청 앞 버스정류장 인도는 여전히 빙판이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이 빙판길에 미끄러져 다치는 사고는 눈이 그친 이후에도 속출하고 있다.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북에 폭설이 내리기 시작한 지난 21일부터 눈이 그친 24일까지 하루 평균 14건의 낙상사고 신고가 접수됐다. 눈이 그친 25일부터 27일까지 접수된 신고는 하루 평균 11.4건으로 폭설이 내릴 때와 큰 차이가 없다.
소방 관계자는 "눈이 그친 후에도 낙상사고 신고는 계속해서 접수되고 있다"면서 "대부분 신고는 인도 빙판길에서 넘어졌다는 내용이다. 근육이 파열되거나 후두부 출혈 환자도 발생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 관계자는 "구청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을 동원해 내 집 앞, 내 점포 앞 도로가 아닌 곳 위주로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인력에 한계가 있어 아직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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