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도 전통주 인정받을 수 있을까…"지역농가와 타협점 모색 필요"

기사등록 2023/01/31 11:10:27 최종수정 2023/01/31 11:26:48

농식품부, 작년 막걸리 전통주 편입 추진…지역농가·정치권 반발로 처리 무산

막걸리 산업 성장세 고려한 해결책 필요성…"온라인 판매 허용해야" 주장도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대한민국 막걸리 엑스포가 열린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한 관람객이 막걸리를 고르고 있다. 2022.07.24.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올해 막걸리가 전통주로 인정받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정부는 지난해 '전통주 등의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전통주산업법) 개정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지역 농가의 반발과 정치권의 문제 제기 등으로 인해 막걸리의 전통주 인정은 해를 넘기게 됐다.

막걸리가 전통주로 인정받을 경우 온라인 판매가 가능해져 시장 규모는 급성장할 수 있다. 또 신규 사업자 유입도 활발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해 관련 업계에선 전통주 기준 재정립에 대한 원만한 해결책을 빨리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31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9월 전통주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막걸리를 전통주로 편입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와인과 브랜디 등 지역특산주는 별도로 정의해 산업을 키운다는 복안이다.

막걸리를 전통주로 인정하는 방안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주류업계 내 형평성 문제와 쌀값 안정화 등 국내 농가 보호 문제가 막판 협상 과정에서 불거지며 개정안 통과를 발목잡았다.

지역 농가들은 수입 쌀을 원재료로 활용하는 막걸리를 전통주로 인정할 경우 값싼 수입 쌀을 쓰는 막걸리 제품 생산이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논리를 펼쳤다. 국산 쌀 소비 감소는 물론 지역 농가의 생계를 위협한다는 주장이다. 

또 수입 쌀을 원재료로 만드는 막걸리에 대해 세제 혜택을 주는 부분도 문제가 됐다. 대기업에 대한 특혜 의혹이 불거질 수 있는데다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위반 소지가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국회입법조사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막걸리를 전통주로 인정하는 방안은 찬성과 반대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며 결국 논의를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탁주, 지평주조, 국순당 등 서울장수막걸리 등 대형 막걸리 브랜드의 온라인 판매도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일부에선 법 개정이 늦어질 경우 국내 막걸리 산업 성장세가 더뎌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16년 이전까지 3000억원대에 그쳤던 국내 막걸리 소매시장 규모는 2019년 4500억원, 지난해 5000억원대로 성장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막걸리 소비율이 급등한 것이 성장의 비결이다.

막걸리는 최근 가격 대비 고급술이라는 인식이 퍼지며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1병당 1만원이 훌쩍 넘는 와인보다 저렴하면서 와인처럼 풍부한 맛을 막걸리에 대한 구입이 늘어나자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막걸리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는 막걸리의 전통주 인정이 절실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막걸리의 온라인 판매 허용과 다양한 사업자들이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관계자는 "지역별 중소막걸리 제조업체들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지 못하고 있는 주된 이유는 유통기한이 짧고 전국 유통망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는 것을 대형 막걸리 브랜드에 특혜를 준다고 해석하면 안된다는 입장이다. 온라인 판매 허용을 통해 전통주로 인정받지 못했던 지역별 중소막걸리 제조업체들의 판매망이 넓어지는 것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전국 유통망이 없는 지역별 중소막걸리 제조업체들은 이미 구축된 오픈마켓 플랫폼을 활용해 제품을 홍보, 판매할 수 있게 된다. 배송 문제도 기존 업체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

막걸리가 전통주로 인정받을 경우 다양한 사업자들의 유입도 이뤄질 전망이다. 대부분의 막걸리 업체들은 지역명을 앞세워 제품을 홍보해왔는데 막걸리의 온라인 판매 허용은 기존 사업 모델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

또 우리나라에는 전국에 약 800개 이상의 양조장이 있다는 점도 신규 사업자 확대에 힘을 싣는다. 각 시·도마다 위치한 양조장들 중 현재 가동하지 않는 곳을 활용해 새로운 브랜드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에서 유명한 막걸리들도 수입산 쌀을 사용한다는 이유로 전통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막걸리의 온라인 판매가 원칙적으로 허용되면 다양한 사업자 유입 등으로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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