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태원 참사 유가족 간담회…유가족들 "국조 참여해야"(종합)

기사등록 2022/12/20 17:01:33

與,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와 간담회

주호영 "진상 철저히 밝혀 책임 묻을 것"

유가족들 "예산안-국정조사로 협상하나"

2차 가해 제재·분향소 장소 문제 등 지

"진상조사 제대로 안되면 밖으로 나갈 것"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주호영(오른쪽부터)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만희 국정조사특위 간사 및 위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정조사특위 위원-이태원 참사 유가족 간담회에 참석해 묵념을 하고 있다. 2022.12.20.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성원 최영서 기자 = 국민의힘은 20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유가족들은 국민의힘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참여해 참사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엄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와 2시간여 동안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에는 주호영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소속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인 이만희·박성민·조은희·김형동 의원, 정희용 원내대표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유가족들은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빨리 국정조사에 복귀해 참사 진상와 책임을 규명하고 대안 마련에 참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만희 의원은 간담회 직후 브리핑에서 "주 원내대표가 국정조사가 늦어진 점을 사과하면서 늦어진 사유, 현 상황에 대해 말했다"며 "국정조사 특위가 언제든지 가동될 수 있도록 양당 간사 간에 협의를 지속하고 있음을 말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다만 국정조사 복귀에 대해 "제가 입장을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주 원내대표도 충분히 들었고, 우리 국정조사 위원들이 다시 모여서 회의를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유가족 1명이 국정조사 기간 연장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주 원내대표가 내일(21일) 시작하고, 일단 내년 1월7일 종료를 전제로 계획이 짜여졌다"며 "현 단계에서 연장 여부를 고려하지는 않지만, 상황을 보고 추후 고려할 사항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종철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정조사특위 위원-이태원 참사 유가족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마친 후 눈물을 닦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2.20. photo@newsis.com
유가족들은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2차 가해가 없도록 당에서 조치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주 원내대표도 충분하고 빠른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 의원은 당내 의원들이 발언에 신중해야 한다는 유가족들의 지적에 "유가족들에 대해 애틋한 마음을 가지지 않은 의원이 누가 있겠나"라며 "(김미나) 창원시의원과는 별개로 우리 당 의원들의 발언은 유가족과 협의회를 향한 게 아니라 여러 단체에 대한 우려의 말을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또 녹사평역에 마련된 분향소 시설이 열악하고 장소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와 함께 생존자에 대해서도 정부여당이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요청도 있었다.

아울러 향후 수사 과정 등을 통해 희생자들의 마지막 순간을 유가족들에게 잘 전달해야 한다는 요청도 나왔다.

유가족 협의회 이정민 부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일단 국정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2·3차 가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에서 적극적인 조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생존자들이 더 이상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정부에서 충분히 배려하고 조처해달라고 당부했다. 구체적인 부분은 문서화해 주 원내대표에게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종철(왼쪽)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정조사특위 위원-이태원 참사 유가족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2.20. photo@newsis.com
법률대리인인 윤복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는 "유가족들이 국정조사가 예산안 처리 조건으로 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항의했다"며 "주 원내대표는 워낙 급한 상황이다보니 그렇게 표현됐을 뿐 조건부 연계가 아니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윤 변호사는 "국민의힘 관계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2차 가해를 강력 항의했고, 징계 절차를 조속히 진행해 국민의힘이 2차 가해에 전혀 동조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백하게 하겠다고 했다"며 "보수단체 집회에 대해서도 항의했다. 당 차원에서 경찰 즉각 대응 조치, 경찰관 응대 요청 게을리하는 것에 대해서도 협조 요청을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2차 가해에 대해선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만 해도 유가족 2명이 쓰러져서 병원으로 실려갔다"며 "이런 말도 안 되는 극악무도한 행위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과 관련해선 "국정조사를 통해 모든 것을 밝히자고 했고, 그에 대해 책임이 밝혀지면 자연스럽게 해임 또는 파면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정조사특위 위원-이태원 참사 유가족 간담회에서 이종철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를 위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2.20. photo@newsis.com
이날 간담회는 유가족 협의회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안건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국민의힘은 우선 유가족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앞서 간담회 시작 무렵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대체 이런 일이 대한민국 서울에서 일어날 수 있는지 지금도 상상이 안 되고 이해도 잘 안된다"며 "소중한 자녀와 형제를 잃은 유가족들은 오죽하겠나. 제가 아무리 슬퍼하고 비통해도 여러분 마음을 10분의 1이라도 이해하기 힘들 것"이라고 운을 뗐다.

주 원내대표는 "수사든 국정조사든 나중에 필요하면 특검 등을 통해 진상을 철저히 밝혀서 책임을 물은 사람들의 책임을 철저히 묻고, 철저한 배·보상을 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촘촘히 짤 것"이라며 "전체 국민이 오래도록 기억해 두 번 다시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종철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정조사특위 위원-이태원 참사 유가족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2.20. photo@newsis.com
유가족들은 국민의힘의 국정조사 참여를 촉구했다.

배우 고(故) 이지한씨 아버지인 이종철 유가족 협의회 대표는 "예산안 처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와 무슨 관련이 있나. 예산안 심의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이 무슨 상관이 있어 딜을 하고 협상하나"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국회가 동네 이장회의는 아니지 않나. 저희 위해 일을 해주셔야 한다. 비참한 일,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도와달라고 국민들이 당신들을 대표해서 뽑았다"며 "당장 내일이라도 국정조사에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이정민 부대표는 "새 정부면 이런 참사가 일어나고 국민이 아파할 때 적극적으로 더 나서줄 것으로 믿었다. 근데 정부나 여당이나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며"지금이라도 국정조사를 제대로 해서 아이들이 왜, 어떻게, 무엇 때문에 죽었는지 그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겠나. 제대로 된 국정조사를 해주고 철저히 진상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이 부대표는 "진상이 제대로 안 밝혀지거나 국정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게 방해하거나 진상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을 시 저희는 밖으로 나갈 것"이라며 "그때는 철저하게 여당에서 지금까지 이야기하던 모습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 박가영씨 유가족은 "158개의 주검이 있는데 아무도 내 아이의 마지막을 아는 사람이 없다. 저 또한 아이의 마지막을 모른다. 부모가 아이의 마지막 모습을 알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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