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성적은 국어·수학보다 그 비중이 낮지만, 대학마다 점수 반영방법이 달라 성적이 낮더라도 불리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

16일 교육계에 따르면, 13일 뒤인 오는 29일부터 내년 1월2일까지 닷새 동안 2023학년도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상대평가인 국어, 수학, 탐구 영역과 달리 영어는 절대평가다. 90점 이상이면 1등급, 80점 이상 2등급 등으로 성적이 부여되기 때문에 대학들은 정시전형에서 영어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점수 차이가 첨예한 경우 1, 2점 차이로 당락이 결정될 수도 있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도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점수를 환산하는 대학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진학사에 따르면 대학들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영어 등급을 정시전형 총점에 반영한다.

하나는 등급별 점수를 정한 다음 정시전형 총점에서 일정 비율을 영어 영역에 할애하는 방식이다. 각 대학의 정시 총점은 600점, 700점, 1000점 등으로 다양하며 영어 등급 반영 비율도 모집단위에 따라 10%, 20%, 25% 등으로 천차만별이다.

다른 하나는 반영 비율에서는 제외하되 1등급에 최고점을 부여한 뒤 등급이 내려갈수록 감점을 하는 방식이다.

비율로 반영하는 첫째 방법보다 총점에서 감점하는 두 번째 방법이 등급별 점수 차가 작은 편이다. 2등급 이하를 받은 수험생이라면 '총점 감점' 방식을 택하는 대학이 상대적으로 덜 불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올해 반영비율 방식을 택하는 연세대의 경우 1·2등급 간 격차가 8.3점인 반면, 감점 방식인 고려대는 그 격차가 3점에 불과하다. 두 대학의 총점은 1000점으로 동일하다. 연고대 지원을 원하지만 영어가 2등급이라면 고려대 지원을 우선 고려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전략은 영어 등급이 더 낮을수록 유효할 수 있다. 대부분 대학이 3등급부터 점수 차가 점점 더 크게 벌어지도록 설정했기 때문에 그 하락폭도 '총점 감점' 방식이 '반영비율' 방식보다 점점 더 작아지기 때문이다.

이번엔 중앙대와 한양대 인문계열을 비교해보자.

두 대학의 정시 총점은 1000점으로 동일하지만, 중앙대는 최고점에서 깎이는 방식을, 한양대는 비율 방식을 택하고 있다. 두 대학은 영어 2등급까진 동일한 점수(98점)를 주지만, 3등급은 5점(중앙대 95점, 한양대 90점), 4등급은 10점(중앙대 92점, 한양대 82점) 등으로 점수 차가 급격히 벌어진다.

올해 수능 영어는 1등급은 늘었으나 2~3등급대 중상위권은 줄어든 특징이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1등급 인원은 7000명(1.58%포인트) 늘었으나 2등급은 1만3777명(2,97%포인트), 3등급은 1만5359명(3.41%포인트) 감소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영어 영역은 절대평가로 시행되기 때문에 다른 영역에 비해 다소 부담이 적긴 하지만 여전히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특히 정시에서는 대학별로 반영 방법이 달라 자신의 영어 등급에 따른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우 소장은 "모집요강에 제시된 영어 등급별 점수가 그대로 적용되는 경우는 많지 않으므로, 반드시 대학의 점수 산출 방식에 따라 환산해 전형 총점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확인한 수 유불리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정시 지원 과정에서 영어는 각 등급별 비율보다는 내가 지원하고자 하는 모집 단위 지원자들의 영어 등급이 중요하다. 즉, 국수탐 총점 기준 동점자들의 영어 등급이 핵심"이라며 "동일 모집 단위 지원자들의 영어 등급 분포를 조사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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