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알못] '에이치엘비 86R'이 뭐지…신주인수권 어떻게 투자?

기사등록 2022/11/21 07:00:00 최종수정 2022/11/28 09:48:46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에이치엘비 86R'이 지난 16일 상장했습니다. 종목 이름이 약간 생소한데요. 에이치엘비 86R은 HLB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인 '신주인수권'이 부여된 증서를 말합니다. 신주인수권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신주인수권은 기업이 유상증자 등 신주를 발행할 때 우선적으로 인수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크게 신주인수권증권과 신주인수권증서 등으로 나뉘는데요. 신주인수권증권은 기업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서 사채권자에게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증권이고요. 신주인수권증서는 유상증자 청약에 참여해 신주를 사들일 수 있는 권리를 증권 형태로 만든 겁니다.

신주인수권증서는 회사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할 때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배정 비율에 맞게 공짜로 나눠줍니다. 유상증자에 참여하려는 투자자는 반드시 신주인수권증서를 보유해야 하죠.

신주인수권은 통상 기업 이름에 숫자와 R이 붙습니다. 신주인수권은 진짜 종목이 아니고 유상증자에 참여할 권리를 부여한 가상의 종목인데요. 이 권리를 일반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게 하려고 임의로 종목코드를 붙인 겁니다. 기업 이름 뒤에 붙는 숫자는 발행 회차, R은  Right의 약자입니다.

신주배정기준일까지 주식을 보유한 주주라면 배정비율에 따라 신주인수권이 주어집니다. HLB를 예로 들어볼까요. 신주배정기준일인 지난달 14일까지 HLB 주식을 보유했던 주주는 1주당 0.0895552192주를 받을 수 있는 에이치엘비 86R가 계좌에 입고됐습니다.

신주인수권증서는 특정 기간, 보통 5영업일에만 거래할 수 있습니다. 에이치엘비 86R의 경우 지난 16일 상장해 오는 22일까지 거래됩니다. 신주인수권 거래가 진행되는 오는 22일까지 에이치엘비 86R를 보유하고 있거나 새롭게 매수할 경우 증자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기게 되는 거죠.

신주인수권증서는 일반 종목과 매매 방식에 있어 차이점이 있는데요. 일단 신주인수권은 지정가로만 살 수 있습니다. 즉 매매자 본인이 주문가격을 직접 입력해야 하는 거죠. 또 일반 주식과 달리 신주인수권증서 매매는 가격제한폭이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요. 이론적으로 신주인수권은 가격은 본주 가격에서 신주 발행가를 뺀 가격에 수렴해야 합니다.

이해하기 쉽게 다시 HLB를 예로 들어볼게요. HLB의 주가는 지난 18일 종가 기준 3만6200원인데, 신주 발행 예정가액(1차) 3만700원을 뺄 경우 5500원이 됩니다. 현재 에이치엘비 86R의 가격은 6410원입니다.

이를 통해 현재 가격 기준으로는 신주인수권을 매도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에이치엘비 86R을 매수해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경우 주당 910원의 손해를 보게 되기 때문이죠.

물론 유상증자의 2차 발행가액이 낮아질 경우 손익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유상증자 최종 발행가액은 1차 발행가액과 2차 발행가액을 비교해 더 낮은 가격으로 확정됩니다.

또 신주인수권을 이론가격보다 비싸게 사거나 팔지 않고 보유했다고 반드시 손해를 봤다고 단정하긴 어렵습니다. 신주인수권을 산 이후 HLB의 주가가 단기간에 많이 오른다면 결과적으로 수익 구간에 접어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주의할 점이 있는데요. 신주인수권증서를 매매 마지막날까지 보유했더라도 유상증자 청약일에는 반드시 따로 청약을 해야 합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신주인수권은 진짜 종목이 아닌 신주를 살 수 있는 권리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신주인수권이 본인 계좌에 들어와 있다고 해서 나중에 자동으로 신주가 주어지는 게 아니고 유상증자에 참여할 권리만 있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그 권리를 행사하는 청약일에 반드시 청약을 행사해야 유상증자에 따른 신주를 받을 수 있습니다.

※ 인간의 중대 관심사인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금융 지식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금리, 투자, 환율, 채권시장 등 금융의 여러 개념들은 어렵고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가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금융을 잘 아는 '금잘알'로 거듭나는 그날까지 뉴시스 기자들이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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