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7세대 인기에 기아 K8 판매량 '주춤'할까

기사등록 2022/11/16 06:20:00 최종수정 2022/11/16 06:36:43

사전계약만 10.9만대…그랜저 대박 조짐

'카니벌라이제이션' 우려하는 기아 K8

지난달 판매량 7월 대비 25% ↓"이미 영향권"

크기 키우고 가격도 올려 나온 그랜저에

K8 '그랜저 윗급' 포지셔닝 애매해져

[서울=뉴시스] 기아 K8.(사진=기아) 2022.11.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현대차 그랜저 7세대 사전 계약자가 10만9000명에 달하는 가운데 기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랜저 흥행은 그룹 내 동급 차량인 기아 K8 판매량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기아 입장에선 그랜저 흥행을 마냥 반길 수 없다. 현대차가 새롭게 출시한 디 올 뉴 그랜저(7세대 그랜저)는 출시 전부터 역대 최고 수준 관심을 받고 있다.

16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번 그랜저는 사전 계약자만 10만9000명에 달한다.

현대차는 올해 남은 두 달 1만1000대, 내년 11만9000대를 판매해 고객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그랜저 흥행을 바라보는 기아 입장은 착잡하다. 지난해 사명을 바꾸며 처음으로 선보인 자사 플래그십 세단 K8 판매량이 급감할 수 있어서다.

이미 K8 판매량은 그랜저 출시 영향을 받고 있다. 올해 7월 내수 기준 4807대가 팔리며 정점에 달했던 K8 판매량은 지난 8월부터 감소세다.

K8은 ▲8월 4257대 ▲9월 3990대 ▲10월 3613대 판매를 기록했다. 7월과 비교하면 지난달 판매량은 25% 감소했다.

이 때문에 그랜저 윗급으로 포지셔닝을 시도했던 기아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기아는 지난해 K7을 K8로 바꿔 출시했다. 차명 변경에 대해 논란이 있었지만, 업계에선 기아가 그랜저와의 라이벌 구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전작인 K7는 매번 그랜저에 밀려 '카니벌라이제이션(기능·디자인 등이 탁월한 후속 제품이 출시되면 해당 기업의 기존 제품 시장 점유율이나 판매량 등이 감소하는 현상)'에 시달렸다.

기아는 특히 K8 전장을 기존보다 20㎜ 긴 5015㎜로 늘렸다. K8은 준대형 세단으로 넘기 힘든 '5m' 벽을 깨며 그랜저(4990㎜)보다 큰 차라는 점을 강조했다.
 
디자인은 그랜저를 넘어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급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실제 잠시나마 그랜저와의 라이벌 구도에서 탈피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새롭게 나온 그랜저가 체급와 가격을 올리며 K8의 포지셔닝은 다시 애매해졌다는 평가다.

우선 신형 그랜저의 전장은 5035㎜로 K8보다 20㎜ 길어졌다. 이번 그랜저는 휠베이스(차량 앞바퀴와 뒷바퀴 간 거리)와 리어 오버행(뒷바퀴 차축부터 차량 후면부까지 거리)도 각각 10㎜, 50㎜ 늘리며 역사상 가장 큰 그랜저가 됐다.
[고양=뉴시스] 정병혁 기자 = 14일 오후 경기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 '디 올 뉴 그랜저'가 전시되어 있다. 2022.11.14. jhope@newsis.com

가격도 그랜저가 한 수 위라는 평이다.

그랜저 가격은 ▲가솔린 3716만원 ▲하이브리드 4376만원부터, 올해 5월 출시된 K8 연식변경 모델은 ▲가솔린 3318만원 ▲하이브리드 3738만원부터 시작된다.

하위 트림 기준 두 차는 가솔린의 경우 398만원,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638만원 차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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