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헤르손市 탈환 막바지"…퇴각 러군 추격 속도
러군, 드니프로 강 이남 철수 완료…헤르손 교량 파괴
젤렌스키 "억압 버틴 헤르손 주민 확인할 수 있어 행복"
AP통신, CNN,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은 이날 성명에서 "아군이 헤르손 시내 중심부로 진입했다"며 "헤르손이 우크라이나의 통제 아래 돌아오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정보국은 또 "러시아군의 퇴각 경로 역시 아군의 사격 범위 내에 있다"며 "드니프로 강 서안에 잔류 중인 러시아군은 즉각 투항하라"고 촉구했다.
세르히 흘란 헤르손 지역의회 의장은 브리핑에서 "드니프로 강(江) 서안 헤르손시 지역에서의 탈환이 막바지 단계에 있다"며 "다수 러시아군 병력이 헤르손 탈출 과정에서 드니프로 강에 익사했다"고 밝혔다.
사회관계망(SNS) 서비스에는 러시아 군의 퇴각 목격담과 함께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 시청과 경찰서에 우크라이나 국기를 게양하고 있는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화상 정례연설에서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우리 군이 헤르손에 접근하고 있고, 특수부대는 벌써 도시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군은 퇴각 과정에서 드니프로 강 서안의 헤르손 남쪽과 연결되는 교량인 안토니우스키 다리를 폭파했다. 우크라이나 군의 강 도하를 막고 진격을 지연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1.4㎞ 길이의 안토니우스키 다리는 헤르손을 동서로 관통하는 드니프로 강을 건너기 위한 2개의 다리 중 하나다. 이외에는 동쪽으로 5㎞ 떨어진 노바 카호우카 댐 교량이 있다.
우크라이나 군이 탈환한 헤르손시는 드니프로 강 북쪽에 있다. 추후 영토 탈환을 위해서는 강을 건너야 한다. 러시아군이 연결 다리를 파괴하면서 공세가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오전 5시를 기해 드니프로 강 서안의 헤르손 방어진지 내 병력과 무기, 장비 등에 대한 철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3만 여명의 병력과 5000여 개의 무기 등을 드니프로 강 남쪽 동안의 새 방어선으로 이동을 마쳤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이에 러시아 군은 드니프로 강 이남에 참호를 파고 2중, 3중의 방어선을 구축, 우크라이나 군의 공세에 대비해왔다. 크름반도로 향하는 관문인 아르미안스크, 촌하르 2개 지역에 대한 요새화 작업도 병행했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군의 헤르손 철수가 시가전으로 유인하려는 함정일 수 있다며 탈환 작전에 신중을 기해왔다. 사흘 만에 탈환 작전에 나서면서 추후 공세적 탈환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만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드니프로 강 이남 방어선을 돌파할 경우 이번 전쟁의 주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전 후 3월 키이우에서의 러시아군 격퇴, 9월 하르키우 탈환을 뛰어넘는 최대 전과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헤르손은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와 크름반도를 육로로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러시아는 개전 초 헤르손을 가장 먼저 점령해 헤르손-크름반도-돈바스로 연결하는 회랑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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