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광주 희생자 발인 이틀째 이어져
2일 오전 광주 서구의 장례식장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A(26)씨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상주를 맡은 A씨의 맏형은 흰 장갑으로 붉어진 눈시울을 가렸지만 흐르는 눈물은 멈출 줄 몰랐다.
운구차를 향해 마지막 묵념을 하는 자리에서 맏형은 결국 오열했다. 눈물을 숨기려는 듯 허공을 응시했지만 비통함은 숨기지 못했다.
가족들은 A씨를 늘 밝게 웃던 재간둥이 막내로 기억했다. 어딜 가나 자신의 근황이 담긴 사진을 메신저로 꼬박꼬박 가족들에게 보내며 잔잔한 웃음을 줬다.
최근엔 여행을 떠나 밝게 미소 짓는 모습을 찍어 보내기도 했다. 이 사진은 영정으로 쓰였다. 영정을 번갈아 바라보던 가족들은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A씨는 형·누나를 잘 따르며 베풀 줄 아는 속 깊은 막내였다. 올해 초 제조업체에 인턴으로 입사해 여윳돈이 생겼다며 맏형과 둘째누나의 해외여행 경비를 보태기도 했다.
가족들은 A씨가 탄 운구차를 바라보며 "보고 싶은데 이제 어떡해…아이고", "어찌 거길 가서…"라며 연신 눈물을 닦았다.
슬픔을 주체하지 못한 아버지는 떠나는 관을 차마 보지 못했다.
친구 10여명도 마지막 떠나는 길에 함께 했다. A씨의 관을 든 친구들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떨군 채 깊은 한숨만 내쉬었다.
A씨의 유해는 전남의 추모공원에 안장된다.
지난달 29일 오후 10시15분 서울 이태원역 1번 출구 주변 좁은 골목에서 사람들이 엉키면서 156명이 숨지고 157명이 다쳤다. 이태원 참사에 따른 광주 지역 희생자는 A씨를 비롯해 7명이다. 전남에서는 3명이 숨졌다.
사고 당시 이태원에는 야외 마스크 해제 뒤 맞이하는 첫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10만명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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