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건, 9월 1건, 10월 2건 등 최근 사고만 총 4건
운항 횟수 급증하며 여객기 사고도 함께 늘어
안전사고 방지에 더 많은 투자 아끼지 말아야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대한항공에서 최근 4개월간 무려 4건의 여객기 사고가 발생하며, 코로나19 이후 살아나고 있는 항공 여객 수요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에서 단기간에 이처럼 사고가 집중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 사고 중에는 여객기 동체가 크게 파손되는 사고도 포함돼 있다. 자칫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뻔한 사고로 경종이 될 만 한데도 대한항공 여객기 사고는 이후에도 다시 불거졌다.
전문가들은 대한항공이 코로나 이후 느슨해진 안전관리를 다시 한번 조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6시45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호주 시드니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KE401편)가 엔진 과열 문제로 회항했다. 이 항공기는 이륙 직후 상승 과정에서 엔진 과열로 인한 경고 메시지가 두번 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항공기는 출발지인 인천공항으로 급히 회항했고 저녁 8시18분쯤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최근 대한항공에선 여객기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여름 이후 발생한 여객기 사고만 총 4건이다. 앞서 지난달 23일에는 필리핀 세부 막탄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가 착륙하는 과정에서 활주로를 이탈해 동체가 크게 파손되는 사고도 있었다.
이 여객기에는 승객 162명과 승무원 11명이 탑승해 있었다. 사고 직후 현지 소방대가 출방했고, 승객과 승무원들은 비상탈출 슬라이드를 펼쳐 승객들이 안전하게 탈출했다. 동체가 파손되는 큰 사고였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보다 한달 전인 9월 29일에는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을 떠나기 위해 유도로로 이동하는 대한항공 항공기의 왼쪽 날개 끝단과 착륙 후 게이트 진입하는 아이슬란드에어 항공기 뒷부분이 접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항공기에는 승객 198명과 승무원 17명 등 총 215명이 탑승했는데 이 접촉 사고로 다친 사람은 없었다.
지난 7월에는 튀르키예 이스탄불을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운항 중 엔진 결함 메시지 발생으로 아제르바이젠 바쿠공항에 긴급 착륙하는 일도 있었다.
잇따른 사고에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탑승객들은 불안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한 직장인은 "최근 사고 발생이 잦은거 같다"며 "곧 대한항공을 타고 출국할 일이 있는데 불안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직장인도 "대한항공에서 한 달에 한번씩 사고 뉴스가 나온다"며 "인명 피해가 없어서 다행이긴 한데 한달에 한번꼴로 벌어지는 사고는 무섭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운항 편수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대한항공이 안전 운항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충고한다. 특히 앞으로 운항 횟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안전 사고 방지를 위한 항공기 관리와 정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한항공 운항 횟수가 다른 항공사들에 비해 많다 보니 안전과 정비 관련 문제도 끊이지 않을 수 밖에 없다"며 "이제 본격적으로 항공 운항을 재개하는 상황에서 안전과 정비 부분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한항공이 코로나 유·무급 휴직을 오랜 기간 진행해 직원들의 업무 적응이 다소 미진할 수도 있다"며 "이런 부분까지 감안해 교육 등 다방면에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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