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사고, 고인들 비난은 없었으면"…인천시민 애도

기사등록 2022/10/31 15:49:09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인천시민이 31일 오후 인천시청 2층 대회의실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조문하고 있다. 2022.10.31. dy0121@newsis.com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대비가 조금 더 됐으면 하는 아쉬움 남아···. 고인에 대한 비난은 없었으면 한다.”

31일 오후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 2층 대회의실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만난 직장인 김영범(49)씨가 분향을 마치고 취재진에 한 말이다.

이날 오전 11시30분께부터 운영된 ‘인천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는 다소 출입제한이 있는 청사 안에 차려진 탓에 처음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뜸해 다소 한산했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와 관련, 고인들의 명복을 비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조금씩 이어졌다.

20대 아들을 둔 김영범씨는 이태원 참사로 인해 사고를 당한 피해자들과 또래의 자식을 둔 부모의 입장에서 마음이 아파 분향소를 찾게 됐다. 인천에 직장이 있어 짬을 내 인천시청 분향소에 들렀다.

김씨는 “저희 아들도 사고 당일 이태원을 찾으려 했다”며 “이번 사고로 수많은 젊은이가 죽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분향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로 갇혀 있던 젊은 친구들이 핼러윈과 같은 야외에서 진행되는 축제에 가는 것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대비가 조금 더 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고, 고인에 대한 비난 또한 없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인천시민이 31일 오후 인천시청 2층 대회의실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조문하고 있다. 2022.10.31. dy0121@newsis.com

인천 연수구에 거주하는 김범진(33)씨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 이태원을 찾아 핼러윈 퍼레이드에 참여한 기억을 떠올리며 피해자들에 대한 애도의 감정을 표했다.

김범진씨는 “20대 시절 이태원을 많이 방문해 많은 시간을 보냈다”며 “핼러윈 퍼레이드에도 참석했기 때문에 ‘이번 사태의 피해자 가운데 1명이 될 수 있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뉴스를 보면서 내 동생과 친척 중에서도 ‘피해자가 나올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가슴이 너무 아파 마음을 보태기 위해 분향소를 찾았다”고 했다.

취재진에게 일본 시부야의 핼러윈 축제를 예로 들면서 “도로를 전면 통제하고 경찰이 개입해 행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축제를 즐기러 온 사람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축제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날 유정복 인천시장을 비롯해 허식 인천시의장,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등도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조문록에 “삼가 고인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감내할 수 없는 슬픔을 느끼실 유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안전한 인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적었다.

인천시청에 마련된 분향소는 이날 11시30분 문상을 받기 시작해 상황 종료 시까지 매일 오전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조문객을 맞는다. 시는 조문 편의를 위해 조문 기간에는 청사 출입카드 발급 없이도 청사 출입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 30일 이번 사고와 관련해 오는 11월5일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하고,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전국 시·도 청사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시는 전국적인 추모 분위기에 함께 하기 위해 시 청사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로 했다.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인천시청 직원들이 31일 오전 인천시청 2층 대회의실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조문하고 있다. 2022.10.31. dy01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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