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희생자도 "믿기지 않아"…이태원 참사 비극

기사등록 2022/10/31 06:30:14 최종수정 2022/10/31 10:50:03

배우 이지한·치어리더 김유나 등 사망

배인혁 친구 잃어…윤홍빈 구조 돕기도

양자경·제이미 리 커티스 등 해외스타 애도

이지한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이태원 압사 참사로 인한 연예인 희생자까지 발생했다. 엠넷 오디션 '프로듀스 101' 시즌2 출신 배우 이지한(24) 등이 사망해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3년만의 '노마스크'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약 10만 명이 몰리면서 사고가 발생해 안타까움을 줬다.

31일 소속사 935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지한은 29일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로 사망했다. 빈소는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했다. 발인은 다음달 1일 오후 1시30분이다. 소속사는 애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지한이 하늘의 별이 돼 우리 곁을 떠났다. 비통한 심정"이라며 "갑작스러운 비보로 인해 깊은 슬픔에 빠진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너무 빠르게 우리 곁을 떠나게 된 이지한의 마지막 가는 길을 부디 따뜻하게 배웅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배우 배인혁은 이태원 압사 사고로 친구를 잃었다. 전날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친구야 행복해야 해"라고 전했다. '프레이 포 이태원'(PRAY FOR ITAEWON·이태원 참사에 애도를 표한다) 포스터도 덧붙였다.
배인혁

전 LG 트윈스·KIA 타이거즈 치어리더 김유나(24)도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했다. 발인은 다음달 1일 오전 8시이며, 장지는 서울 추모공원 분당홀이다. 지인은 전날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김유나 사진을 올리고 "유나야, 그 곳에선 더 행복해야 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더 많이 예뻐하고 (사진 많이) 찍어줄 걸. 그 예쁜 아이가···"라며 안타까워했다. 다른 지인은 "이태원에서 있었던 일이 너한테까지 일어날 줄은 몰랐다"며 "편한 곳으로 가서 잘 지내길 바란다"고 애도했다. KIA 치어리더 정가예도 "유나야 기도할께. 정말 고마웠어. 마음이 너무 아파"라고 댓글을 남겼다.

배우 윤홍빈은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도왔다며 당시 비극에 안타까워했다. "메인거리는 카오스였고 '밀지 말라'는 고성과 '밀라'는 고성이 뒤섞였다. 경찰들은 큰 대로변에만 배치 돼 있었다. 세계음식거리에는 경찰이 아예 없었고, 사람들이 무질서하게 뒤섞여 있었다"며 "옆에 있던 여성 분이 넘어져 일으키려 시도했는데 계속 밀려 내려갔다. 겨우 소리를 질러 여성 분을 일으켜 세웠다"고 회상했다.

"한시간 정도 흐른 후 한 두 명 실려가기 시작했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실려 나가고 더이상 구급차로 실을 수가 없어서 골목에 사람들을 내려놓고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고 있었다. 경찰이나 구급대원 인력이 부족해 나도 바로 달려가서 CPR을 실시했다. 골목에서 수십명이 CPR을 하며 '제발 눈떠'라는 말이 사방에서 들려왔다. 내가 CPR을 실시하던 거리에서 의식이 돌아온 사람은 단 한 명 밖에 없었다. 내가 살리려 노력했던 분도 결국 살리지 못했다."
김유나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스타들도 애도의 뜻을 표했다. 홍콩배우 양자경(량쯔충)은 전날 인스타그램에 하얀색 꽃 사진과 함께 기도하는 손 모양 이모티콘을 올렸다. "이태원 비극이 너무 충격적이고 슬프다"면서 "진심 어린 애도를 전한다"고 했다. 할리우드 배우 제이미 리 커티스도 트위터에 "서울에서 끔찍한 비극이 벌어졌다"며 "다시 함께 모여 자유를 축하하고 누려야 할 많은 젊은이를 잃었다. 핼러윈 데이에 우리만의 방식으로 모일 때, 그들과 그들의 가족을 가까이 둬 달라"고 애도했다. 태극기와 하트 이모티콘도 덧붙였다.

지금까지 29일 오후 10시께 이태원 해밀톤호텔 옆 골목 일대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154명이 사망했다. 부상자는 133명이다. 사망자 중 여성 98명, 남성 56명, 외국인 사망자는 26명으로 파악됐다. 서울에서 사망자만 150명이 넘는 참사가 일어난 것은 1995년 6월28일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후 27년 만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고 수습이 일단락될 때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하겠다"며 "국정의 최우선순위를 본 건 사고 수습과 후속 조치에 두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30일 새벽 사고현장. 30일 오전 2시40분 기준 이태원 핼러윈 압사 사고와 관련해 120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상자는 100명으로 사망자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2022.10.30. bluesod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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