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12월 예상…변이 등 영향에 조기 확산
"면역·해외 고려, 전 유행보다 규모 적을 듯"
"코로나, 호흡기 감염병 동시 유행 대비해야"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한 달 여만에 4만명대로 증가한 가운데 사실상 재유행이 시작됐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오고 있다.
25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4만3759명이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4만명대로 증가한 건 지난 9월21일 이후 34일 만에 처음이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유행이 확산세로 진입했다"며 "시기적으로도 겨울철이 다가오기 때문에 확진자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여름철 6차 유행이 지난 8월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전환했지만 코로나19의 전파력,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변이 등의 영향으로 동절기 새로운 유행이 올 것이라는 예상은 제기돼왔다.
정기석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 위원장도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약 1300만명 정도는 12월까지 방어력(면역력)을 갖췄다. 거꾸로 얘기하면 나머지 3800만명은 방어력을 제대로 못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12월 초 정도에 본격적이 재유행이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당초 재유행 시작 시점을 12월로 예상했는데 10월 말인 현재부터 유행이 증가하고 있어 예상보다는 빠른 재확산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감염재생산지수의 경우 유행 확산을 의미하는 수치 1.0을 9주 만에 넘었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예상보다는 재유행 시작 시점이 빠르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는 변이 바이러스의 출몰이 꼽힌다. 미국에서는 BQ.1과 BQ.1.1, 싱가포르에서는 XBB 등의 변이가 확산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기존 우세종인 BA.5의 비율이 낮아지고 그 자리를 BA.2.75나 BF.7, BA.2.75.2. 등이 채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유행이 오더라도 기존 유행보다는 규모나 피해가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교수는 "지금 추세로면 12월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나라의 면역 획득 수준, 우리보다 먼저 유행을 겪는 유럽이나 해외 사례를 보면 지난 유행보다는 작고 짧게 지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오히려 코로나19와 함께 겨울철에 유행할 호흡기 감염병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질병관리청 감염병 표본감시에 따르면 10월 2주차 기준 바이러스성 급성호흡기감염증 환자 934명 중 메타뉴모바이러스 환자가 320명(34.3%)에 달했다. RS바이러스는 266명(28.5%)로 뒤를 이었다.
특히 중증급성호흡기감염병(SARI) 환자 262명 중에서는 1~6세가 104명(39.7%), 0세가 39명(14.9%)로 영유아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천 교수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내년 1~3월이 되면 독감이나 RS바이러스가 유행할 시기"라며 "소아나 청소년을 포함해 호흡기 환자가 진료를 차질없이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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